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30일(현지시간) 이틀 일정의 회의에 돌입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큰 폭의 금리 인하’를 보다 노골적으로 요구했다.
미 CNBC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나는 큰 폭의 금리 인하(large cut)를, 그리고 양적 긴축(QT)의 즉각적인 중단을 보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전날 트위터를 통해 “소폭의 금리 인하는 충분하지 않다”고 밝힌 데 이어 더욱 노골적으로 기준금리 인하는 물론, 인하 폭의 확대를 압박한 것이다.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최소한 0.5%포인트의 인하를 압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양적긴축 중단’ 언급은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이미 보유자산 축소 규모를 5월부터 줄여 9월 말 종료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적인 종료를 주장한 것이다.
보유자산 축소란 연준이 보유한 채권을 매각하고 시중의 달러화를 회수하는 정책이다. 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이면서 돈을 풀어 시중에 풍부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이른바 ‘양적 완화’(QE)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내 생각에는 그들(연준)은 너무 빨리, 너무 가혹하게 많이 움직였으며, 나를 (다른 나라에 비해) 불리하게 만들었다”면서 연준의 그간 기준금리 인상을 거듭 비판했다.
연준은 2015년 12월 7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올린 것을 시작으로 2016년 1차례, 2017년 3차례, 지난해 4차례 등 총 9차례 금리를 인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다행히 나는 경제를 강하게 만들었고, 그 어떤 것도 우리를 멈추게 하지 못했다”면서 경제를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긴축을 하지 않았더라면 다우지수는 1만포인트 더 높아졌을 것이고, 국내총생산(GDP)도 4%대의 성장을 보였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나는 연준에 매우 실망했다. 그들은 지금까지 너무 빨리 움직였다”고 거듭 비판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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