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화두가 한창인 최근 포스코는 의미 있는 상을 하나 받았다. 세계경제포럼(WEF)으로부터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선도할 ‘등대공장’으로 선정된 것이다. 등대공장은 어두운 밤하늘에 ‘등대’가 불을 비춰 길을 안내하듯,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을 적극 도입해 제조업의 미래를 혁신적으로 이끌고 있는 공장을 말한다. 지난해부터 세계경제포럼이 전 세계 공장들을 심사해 매년 두 차례씩 발표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등대공장으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는 유럽(9개), 중국(5개), 미국(1개), 사우디아라비아(1개) 등에 등대공장이 있었고, 기업들도 지멘스, BMW, 존슨앤존슨, 폭스콘 등 세계 유수의 회사들이었다. 전통 제조업인 철강업에서도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한 회사가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와 함께 포스코는 지난달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에 10년 연속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세계적인 철강 전문 분석기관인 WSD(World Steel Dynamics)가 선정하는 이 순위는 매년 전 세계 주요 34개 철강사를 대상으로 23개 항목을 평가해 매긴다. 글로벌 철강사들의 경영 실적과 향후 발전 가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되는 순위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수요산업 침체 등으로 인한 철강산업 위기 속에서 포스코는 이처럼 성과를 내고 있다. 포스코는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도 뒤처지지 않는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끊임 없는 혁신 작업을 하고 있다. 전기차에 걸맞은 소재를 공급하기 위한 노력이 대표적이다. 자동차 산업의 급격한 시장변화는 자동차에서 차지하는 철강 소재의 위치를 위협하고 있다. 알루미늄, 마그네슘, 플라스틱과 같은 가벼운 소재를 차량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어서다.
이에 대응해 포스코는 자체 개발한 기가스틸(1㎟ 면적당 100㎏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차세대 강판)을 적용한 차량 경량화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다. 기가스틸을 자동차 소재로 적용하면 알루미늄 등 대체 소재에 비해서도 가볍게 만들 수 있고 물론 높은 강도 때문에 안전성 면에서도 우수하다. 가공하기도 좋아 알루미늄 부품보다 더 복잡한 형상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전기차 차체는 차량 사고시 충격을 흡수·분산시켜 충격을 최소화할 뿐만 아니라 배터리가 파손되지 않도록 지켜주는 역할을 하는데, 여기에 포스코 기가스틸이 적용된다. 기가스틸을 적용하면 차체에 적용되는 부품의 두께를 얇게 제작할 수 있어 동급 차체 대비 무게가 가벼워지고 연비도 향상시킬 수 있다. 동일한 차량에 기가스틸을 45.4% 적용하면 차량 무게는 26.4% 가벼워진다. 차체 무게가 296 kg인 차량이 218kg까지 가벼워질 수 있는 셈이다.
포스코는 충돌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를 테스트 했더니 배터리는 파손되지 않으면서 탑승자가 안전한 것으로 검증됐다고 밝혔다. 포스코가 개발한 전기차용 차체 PBC-EV(POSCO Body Concept for Electric Vehicle)는 국제자동차안전표준에 포함된 7가지 충격시험과 4가지 강성시험의 요구사항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설계됐고, 이는 자동차의 충돌 안전성을 평가하는 미국신차평가프로그램(NCAP)의 안전등급 별 5개와 동등한 수준이다.
이 같은 혁신을 진두지휘하는 건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9월 포스코그룹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2023년까지 광양제철소 3고로 스마트화, 기가스틸 전용 생산설비 증설 등 철강사업 고도화와 신성장 사업 발굴, 친환경에너지 및 인프라 사업에 45조원을 투자함으로써 핵심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이를 통해 일반 제품에 비해 수익성이 10% 이상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주요 산업별로 고부가가치 제품(World Top Prumium)을 개발해 기술력을 선도하고 수익성 극대화를 추구하고 있다.
포스코는 사회 공동체에 대한 관심도 크게 쏟고 있다. 최근엔 경영이념인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 구현을 위한 의지와 실천원칙을 담은 ‘기업시민헌장’을 선포했다. 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 경제적 이윤을 창출하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데 기여하겠다는 취지다. /박한신 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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