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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약세·日쇼크 겹쳐 속수무책...미중전쟁 확전 땐 1,250원도 '위협'

환율 3년5개월來 최고치

美, 대중 추가 관세 꺼내면

원·달러환율 직격탄 불보듯





원·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1,220원에 근접하며 3년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중 무역분쟁의 격화로 아시아 등 신흥국 통화의 가치가 일제히 하락했다지만 유독 원화의 하락폭이 가장 큰 것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 등 일본의 무역규제 이슈가 한국에 더해졌기 때문이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원60전 오른 1,203원60전에 거래를 시작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1,200원을 넘겼다는 소식에 원화 약세에 대한 베팅이 장 초반부터 줄을 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을 넘기자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218원30전까지 상승했다. 이후 “원·달러 환율 상승은 시장 원리에 의한 것이 아니다”라는 당국의 구두개입이 발표되자 원·달러 환율은 1,215원30전에 거래를 마쳤다. 당국은 환율 급등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이렇게 급상승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위안화 동조 현상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며 “환율이 더 뛸지, 아니면 내려갈지 당장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장재철 KB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금융 부문 추가 규제 가능성을 고려하면 원·달러 환율이 1,220원까지 오를 수 있고, 미국의 대중 추가 관세가 현실화할 경우 1,250원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환율 급등에는 위안화 동조 현상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지만 일본과의 무역마찰도 일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환율이 크게 상승하며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정부가 일본과 강 대 강으로 부딪치면서 외인뿐 아니라 개인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도 높아지고 있어 환율에도 악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환율 급등에 기준금리 추가 인하 여력도 상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준금리 인하는 원화 약세를 더욱 부추기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이주열 총재는 경기 부진이 계속된다는 전제하에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예고한 바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이 같은 상황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하 카드는 당분간 꺼내기 힘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준금리 인하 카드는 그래도 살아 있다”며 “환율이 상승한다고 경기가 나쁠 때 금리까지 내리지 못한다면 당국이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환율은 1,210~1,220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관측된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당국이 1,218원 정도에서 다시 마지노선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이슈보다는 중국 위안화와 동조해 환율이 상승했기 때문에 급격한 추가 상승보다는 고점을 찾아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1,250원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오는 11일에 8월1~10일 수출지표가 발표되고, 이어 고용지표 등이 발표되는데 지표가 부정적일 경우 환율 상승의 소재로 사용된다는 판단에서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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