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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그래도 외교적 해법의 끈 놓아선 안된다

파국으로 치닫던 한일갈등이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일본 정부는 8일 한국에 대한 1차 수출규제 품목 중 하나인 포토레지스트의 수출을 처음으로 허가하는 조치를 내렸다. 애초에 90일로 예상됐던 심사 승인 절차가 3분의1 정도로 단축된 것이다. 우리 정부도 이날 맞대응 조치로 백색국가에서 일본을 제외하기로 했지만 일단 유보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정면대결로 치닫던 대치 국면에서 벗어나 냉각기를 갖는다는 점에서 잘한 일로 평가할 만하다.

한일 양국이 강 대 강 대치를 지속한다면 서로의 피해만 커지고 결국 파국을 초래할 뿐이다. 여권 일각에서 일본여행 금지나 도쿄올림픽 보이콧처럼 국민 감정을 부추기는 행위를 일삼는 것도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죽하면 시민들이 도를 넘는 반일 운동에 제동을 걸고 당국과 정치권의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겠는가. 관광 업계는 “관 주도의 반일은 안 된다”고 여당에 직격탄을 날렸고 서울 중구청은 주요 거리에 ‘노 재팬(NO JAPAN)’ 깃발 1,100개를 걸었다가 여론의 반발로 4시간 만에 철거해야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양국 경제와 양국 국민 모두에 이롭지 않다”며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승자 없는 게임’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도 이런 배경일 것이다. 더욱이 북핵 등 외교·안보위기와 미중 무역전쟁의 확전 등 퍼펙트스톰을 넘으려면 최소한 일본 문제라도 해결해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필요가 크다.

본지 펠로(자문단)와 전문가들은 한일 간의 명분 없는 경제전쟁으로 국가적 손실이 크다며 국제법에 따른 분쟁 해결을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징용공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다퉈보는 것도 하나의 해법일 수 있다는 얘기다. 오는 21일 한중일 외교장관회의와 다음달 유엔총회 등 잇단 외교의 장이 예정돼 있다. 정부도 이번 사태를 원상회복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다하겠다며 공언하고 있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외교적 해법의 끈을 놓아서는 절대 안 된다. 그것이 모두가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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