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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나는 걷기로 했다] 인생의 의미 찾아 떠난 6,400㎞ 여정

■앤드루 포스소펠 지음, 김영사 펴냄





“할아버지는 ‘네가 어디에 있든지, 무슨 일을 하든지 재미없으면 그냥 나와버려. 제기랄, 하고 그냥 나오려무나’라고 말했어요. 감탄했죠.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가재찜 요리를 비우자 공무원으로 일하는 폴 피치 씨는 70대 노부부의 대리 손자로 활동했던 이야기를 꺼냈다. 테이블 건너편에 앉아 귀를 기울이고 있는 23세 청년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이지만 ‘스물세 살로 돌아간다면 자신에게 무슨 말을 해주고 싶은가’란 질문에 그는 기꺼이 자신의 경험을 나눈다.

책 ‘나는 걷기로 했다’는 저자가 두 발로 미대륙 6,400㎞를 횡단하며 경험한 것들을 정리한 에세이다. 대학 졸업을 앞둔 앤드루 포스소펠은 어른이 된다는 의미를 찾기 위해 ‘듣기 위해 걷는 중’이라는 알림판과 ‘당신이 스물세 살로 되돌아간다면 무슨 말을 해주고 싶은가?’란 질문을 준비하고 무작정 길을 나선다. 그는 거리에서, 들판에서, 때로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 베트남전 참전 용사, 세계 일주 중인 한국인, 누드 클럽 회원인 할머니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다. 저자는 “사람들은 내가 충분하고 달리 되어야 할 모습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해주었다”며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은 ‘이야기를 듣는 일’ 그 자체일 수 있다”고 결론 내린다. 1만4,800원.
/한민구기자 1mi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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