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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부동산도 직격탄...도심 상가 가격 30% 폭락

■시위로 홍콩경제 전방위 위축

소매판매 부진·주식거래량 급감

올 GDP 성장률 0~1%로 하향

재벌, 외국인 투자자들

홍콩서 싱가포르 대이동설도





17일(현지시간) 홍콩섬 북단에 위치한 아시아 최고 쇼핑타운 코즈웨이베이 지역. 평소 같으면 관광객들과 홍콩의 젊은이들로 북적일 곳이지만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한산했다. 주말마다 시내 곳곳에서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열리면서 이곳을 찾는 발길이 뜸해졌기 때문이다.

‘브리지웨이프라임숍펀드매니지먼트’의 에드윈 리 최고경영자(CEO)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관광객과 젊은층을 고객으로 하는 코즈웨이베이 쇼핑가의 매장들이 시위 사태로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송환법 반대 시위가 4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홍콩 경제가 전방위로 위축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경색되고 경제성장률은 멈춰 설 조짐이다. ‘아시아 금융허브’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주식거래량은 급감했고 주가지수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SCMP는 이날 홍콩 코즈웨이베이 지역의 ‘코즈웨이 플레이스’ 쇼핑센터 내 한 상가가 6년여 전에 비해 31.4% 하락한 1,800만홍콩달러(약 27억7,900만원)에 팔렸다고 보도했다. 337제곱피트(약 31㎡) 크기의 이 상가는 지난 2013년 5월 2,623만홍콩달러(약 40억5,000만원)에 거래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코즈웨이베이는 전 세계에서 임대료가 가장 비싼 소매 매장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하지만 송환법 시위의 장기화로 소비가 급감하면서 홍콩 도심의 부동산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6월 홍콩의 소매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하면서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시위가 갈수록 격화하면서 7·8월 소매 판매 역시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경제성장률 전망도 암울하다. 홍콩 정부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3%에서 0~1%로 대폭 하향했다. 지난해 상반기 4.1%에 달했던 홍콩 성장률은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히 낮아져 올해 1·4분기 0.6%, 2·4분기 0.5%를 기록했다. 당초 0.6%로 2·4분기 성장률을 잠정 발표했던 홍콩 정부는 확정치 발표에서 0.5%로 하향했다.



세계 최대 거래소 중 하나인 홍콩거래소의 7월 주식거래량은 전년 동월 대비 23% 감소했다. 올해 기업공개(IPO)도 지난해보다 3분의1가량 줄어 88건에 불과했으며 자금모집액도 108억달러로 55.9% 급감했다. 특히 송환법 시위가 본격화한 지난달 IPO는 15건에 그쳤고 이달 들어서는 단 한 건뿐이었다.

세계 최대 맥주 제조업체인 AB인베브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업체인 ‘버드와이저 브루잉’을 홍콩거래소에 상장하려던 계획을 지난달 철회했고,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도 미국 뉴욕 증시에 이어 홍콩 증시에 2차 상장하려던 계획을 미뤘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홍콩 재벌과 외국인 투자가들이 홍콩 내 자금을 빼내 아시아 금융허브 자리를 놓고 홍콩과 경쟁하는 싱가포르로 이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시위대가 아시아 최대 허브공항인 홍콩 국제공항을 점거하면서 ‘항공 대란’이 벌어져 홍콩 경제의 또 다른 축인 관광·컨벤션 산업에도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관리 회사인 블랙록그룹은 다음 달 초 홍콩에서 개최하려던 ‘아시아 미디어 포럼’을 내년 2월로 연기했고 소비재 엑스포나 음악회 등의 행사가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홍콩을 찾는 관광객 수가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홍콩 최대 항공사인 캐세이퍼시픽은 앞으로 수달 동안 항공편 예약 건수가 예년보다 두자릿수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홍콩=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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