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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바'부터 '슈퍼콘'까지..빙그레, 혁신적 발상으로 입맛 사로잡아

[장수 식품기업 성공 DNA를 찾아서] <6·끝> 빙그레

논산공장의 슈퍼콘 생산라인에서 딸기맛 슈퍼콘이 포장된 채로 이동하고 있다./사진제공=빙그레




충남 일대에 폭염 경보가 울린 이달 중순. 논산에 위치한 빙그레(005180)의 아이스크림 공장을 찾았다. 이곳에서는 영상 85℃와 영하 40℃를 넘나드는 온도에서 빙그레의 히트작, ‘슈퍼콘’이 생산되고 있었다.

밀려드는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슈퍼콘 설비는 시간당 2만 4,000여개의 슈퍼콘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하루 생산량은 30만개에 달한다. 빙그레의 대표 제품인 ‘바나나맛 우유’의 하루 생산량(20만개)보다 많다. 정의찬 빙그레 논산공장장은 “지난 6월부터 24시간 생산을 하고 있지만 현재 재고가 하루 이틀 치 밖에 남지 않을 정도로 수요가 많다”면서 “올해는 10월 말까지 풀가동으로 효율을 높여 국민 모두가 슈퍼콘을 맛볼 수 있도록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슈퍼콘, 연구개발에만 4년 투자

남다른 바삭함에 단숨에 히트작

공장 풀가동…하루 30만개 생산



◇콘 안쪽부터 디자인까지 ‘남다르게’
= 슈퍼콘은 지난해 4월 빙그레가 콘 아이스크림 시장 섭렵을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제품이다. 바 아이스크림에서는 ‘메로나’가, 떠먹는 아이스크림에서는 ‘투게더’가 굳건히 자리 잡고 있지만 콘 아이스크림 부문이 취약하다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였다.

빙그레는 기존 콘 아이스크림과 차별화된 제품을 내놓기 위해 연구 개발에만 4년을 투자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바삭한 콘 과자가 강점인 슈퍼콘이다. 실제로 논산 공장 한 켠에는 콘 과자를 자체 생산하는 곳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유통 과정에서 콘 과자가 눅눅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아이스크림 믹스와 맞닿은 콘 과자가 습기를 머금으면 쉽게 눅지기 때문이다. 일렬로 나란히 세워진 콘 과자 안에 아이스크림이 주입되기 전, 1㎜ 미만의 얇은 초콜릿 코팅막이 아래와 위 두 번에 나눠 뿌려졌다.

포장재의 마감처리도 세심히 챙겼다. 콘의 끄트머리 부분에 공기가 드나들 수 있는 구멍이 생기지 않도록 포장지를 한 번 접은 것이다. 기존 콘 아이스크림과의 차별화를 위해 뚜껑 부분에는 색다른 디자인을 입혔다. 포장지의 세 개 면을 고온으로 압착시키는데, 이 부분이 벤츠의 로고 모양을 연상시켜 빙그레 내부에서는 슈퍼콘을 ‘벤츠콘’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고 한다.

슈퍼콘 모델 축구선수 손흥민의 광고영상/사진제공=빙그레




혁신적인 제품 설계가 돋보이는 슈퍼콘은 최근 세계적인 축구선수 손흥민까지 모델로 기용하며 콘 아이스크림 시장에 균열을 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슈퍼콘은 올 5, 6월 연속으로 구구콘을 제치고 콘 시장에서 3위(8%)를 기록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1년에 50여개씩 새로운 아이스크림이 개발되지만 이중 10%가 안 되는 비율이 제품화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슈퍼콘은 단시간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셈”이라고 말했다.



바나나맛우유의 생산현장/사진제공=빙그레


바나나맛우유·메로나·요플레 등

당대 고급과일 과감히 활용해 대박

장수제품도 안주 않고 변화 지속

◇당대 고급 과일도 거침없이 활용한 혁신성
= 슈퍼콘이 단번에 히트 상품으로 등극했지만, 오랜 기간 빙그레를 떠받치고 있는 것은 ‘혁신적 발상’으로 탄생한 장수 제품이다. 특히 ‘뚱바(뚱뚱한 바나나맛 우유)’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바나나맛우유’는 당시 흰 우유 소비 촉진을 위한 고민 끝에 수입에 의존하던 고급 과일인 바나나를 우유에 넣으며 탄생했다. 바나나맛 우유의 상징과도 같은 ‘항아리’ 용기도 포장 단계에서부터 차별성을 더하기 위해 한국인에게 친숙한 ‘달항아리’를 본떴다. 빙그레 관계자는 “단순히 내용물을 담기에 급급했던 당시 분위기에서 기능과 모양, 한국적 정서까지 고려한 획기적인 포장 전략을 활용했다”면서 “바나나맛우유 용기는 다른 용기에 비해 제작 과정이 복잡하고 비용이 더 들지만 현재까지 상·하컵을 고속 회전시켜 마찰열로 접합하는 방식을 유지하면서 국내 가공우유 시장에서 1위를 이어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1992년에 출시된 ‘메로나’도 원재료 선택부터 혁신적인 시도로 평가받는다. 백화점의 수입 과일 코너에서조차 찾아보기 힘들었던 메론을 제품화하며 출시와 동시에 연매출 210억을 올렸다. 메로나는 세계인의 입맛도 사로잡았다. 1995년 첫선을 보인 하와이를 포함해 현재 전 세계 16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스테디셀러도 끊임없이 변화를 준다. 김호연 빙그레 회장은 경영에 복귀하자마자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마케팅을 시도하라고 주문했다. 2017년에는 바나나맛 우유를 콘셉트로 한 체험형 테마카페인 ‘옐로우 카페 제주점’을 오픈하고 지난해부터는 오디, 귤 등 새로운 과일 맛을 접목시킨 ‘세상에 없던 우유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빙그레 매출의 2위를 차지하는 떠먹는 요구르트 ‘요플레’ 역시 최근 꺾어먹는 ‘요플레 토핑’을 내놓으며 요구르트로 식사를 간단히 해결하려는 수요에 부응하고 있다.
/논산=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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