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도 잠을 줄이며 한 자 한 자 논문을 쓰고 있는 대학원생들이 있다.” (2012년 4월)
“정유라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 바로 이것이 박근혜 정권의 철학이었다.” (2017년 1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면서 과거 그가 한 말이 부메랑이 되고 있다. 조 후보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인터뷰 등에서 ‘원칙’ ‘공정사회’ ‘정의’ 등을 역설하며 소신 발언을 쏟아냈다. 하지만 정작 본인과 관련된 의혹에는 부인으로 일관하는 실정이다. 조 후보자는 2012년 4월에 트위터에 “직업적 학인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논문 수준은 다르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도 논문의 기본은 갖추어야 한다”고 썼다. 하지만 20일 그의 딸 조모(28)씨가 고교 시절 2주가량 인턴을 한 뒤 의학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사실이 드러났다.
2014년에는 “장학금 지급기준을 성적 중심에서 경제상태 중심으로 옮겨야 한다. 등록금 분할상환 신청자는 장학금에서 제외되는 제도도 바꿔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두 번을 유급한 부유한 그의 딸은 6학기에 걸쳐 장학금을 받았다. 이뿐 아니다. 최순실 딸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사건이 나올 당시 그는 정유라의 글(‘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 있는 우리 부모 가지고 감 놔라 배 놔라 하지 말고. 돈 도 실력이야’)을 인용한 뒤 “바로 이것이 박근혜 정권의 철학이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조 후보자는 2010년 한겨레 칼럼에서 위장전입에 대해 ‘국회 청문회를 본 시민들을 열불 나게 했던 비리 종합세트’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1999년 울산대 법학과 조교수 시절 부산에서 서울로 주소를 옮겼다가 다시 부산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위장 전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부인은 부산에 남았다고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조국의 적(敵)은 조국” “SNS로 흥한 자 SNS로 망한다”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고등학생 2주 인턴 과정으로 논문 제1저자로 올려주는 스펙 관리는 남의 자식은 안 돼도 내 자식은 된다는 사고의 결정판”이라고 주장하며 조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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