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캐피탈(VC)인 아주IB투자(027360)가 글로벌 무대로 투자 영역을 확대한다.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 인텔과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5G 통신장비 스타트업에 투자를 확정했다. 국내 IT 제조 벤처기업 투자에서 나아가 해외 IT 제조기업 투자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주IB는 최근 미국 소재 통신장비 스타트업 티빗(Tibit)에 400만달러(약 5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에 참여했다. 이번 시리즈B 투자 규모는 총 2,500만달러(303억원) 수준이다. 인텔캐피탈, 스위스콤벤처스 등 글로벌 VC들이 이번 투자를 주도했다. 기존 투자자인 인텔캐피탈이 투자를 주도했고 아주IB와 스위스콤이 신규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티빗은 인터넷 코어망과 가입자망을 연결하는 수동형광가입자망(PON)에 사용되는 차세대 접속 단말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인텔은 티빗이 경쟁사 대비 효율성이 높다는 점에 집중에 투자에 나섰다. 기존 최신 광접속 솔루션 장비는 여러 스위치가 기능이 제각기 다른 형태로 설계돼 전력 소모량과 부피가 상당히 크다. 반면 티빗 솔루션은 PON 기능을 손가락 크기 수준의 마이크로플러그(Micro-plug) 형태로 축소하는 기술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통신사업자 입장에서는 티빗의 방식이 공간이나 비용 모든 면에서 효율적이다. 또 장비 안에 물리적으로 내장돼 있던 관리기능을 가상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주IB가 해외 IT 제조 벤처에 투자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국내 VC가 바이오 기업이나 모바일 플랫폼 업체 일변도 인 것을 이유로 든다. IT 제조 벤처기업은 향후 통신 산업 등에서 중요성이 커지는 분야다. 하지만 국내 통신 장비, 반도체 등 IT 기기 관련 스타트업은 줄어드는 추세다. 아주IB가 북미 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는 것도 이런 배경이다. VC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VC업계서 투자금이 몰리는 곳은 바이오나 모바일 플랫폼 기업이 대부분”이라며 “IT 제조기업은 과거 대비 크게 숫자가 줄어들면서 국내서 실제로 투자할 만한 회사가 많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아주IB는 올해 7월 미국 보스턴사무소를 미국현지법인인 솔라스타벤처스로 전환했다. 보스턴 소재 미국 법인은 주로 바이오기술 기업에 투자를 진행했다. 그간 보스턴 중심으로 투자한 바이오기술기업 17곳 중 11곳이 나스닥에 상장하며 바이오 중심 사무소였다.
하지만 8월 실리콘밸리에 솔라스터벤처스 실리콘밸리지점을 개설하며 IT기술기업 투자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티빗 투자는 실리콘밸리지점의 첫 투자다. 김지원 아주IB 대표이사는 “솔라스타벤처스 실리콘밸리지점은 향후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4차산업 기업에 초점을 맞춰 딜소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호현·김기정 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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