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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4개 세대와 한국인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장





한때 유럽을 지배했던 나폴레옹은 어떤 사람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20세였을 때 일어났던 사건과 환경을 참고하면 된다고 말했다. ‘세대(generation)’란 ‘특정 기간 출생해 동일한 사건을 경험하며 비슷한 가치관과 신념을 가진 사람들’을 뜻한다. 지난 60년간 역대급 압축 성장을 한 한국에서의 10년은 서양의 30년, 즉 한 세대에 버금간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최근 1990년 이후 출생한 새로운 세대가 노동시장에 들어오면서 한국은 역사상 처음으로 한 직장에 4개 세대가 함께 일하게 됐다.

첫 번째 세대의 대표는 1958년 개띠 ‘헝그리 코리안’. 1차 베이비부머의 대표 주자이자 산업화의 역군들로, 이전 세대보다 10년 이상 실질 수명이 늘어나면서 건강한 중년의 모습으로 60세를 돌파한 최초의 한국인이다. 이들은 유신 독재정권 말기에 20세를 맞았고 대학 휴교를 경험했다. 군부 권위주의 시대에 20대를 보냈지만 대기업 공개채용 1기로 입사해 고속 승진과 놀라운 경제적 성취감을 맛보았다.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든 한국인들이지만 늘어난 노년기 웰빙과 후속 세대를 후원해야 하는 과제를 지니고 있다. 후속 세대들로부터 권위와 서열에 지나치게 민감하고 비윤리적이라는 비난을 받는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을 포함한 현재 한국호의 선장들이다.

두 번째 세대는 1968년경 출생한 ‘민주화 세대’. 한국 역사상 100만명 이상의 가장 많은 출생 기록을 보유한 1971년 출생자들과 2차 베이비부머를 포함해 그 수가 가장 많다. 이들이 20세인 1988년 서울 올림픽이 열렸다. 40% 이상이 대학에 진학했고 거리 시위를 통해 1987년 민주화를 달성했다는 자부심이 강하다. 4개 세대 중에서 가장 행복한 20대의 추억을 가진 사람들이다. 30대에 IT 벤처 붐을 통해 창업한 이들 중에서는 네이버 이해진 의장처럼 한국형 실리콘밸리인 판교의 실질적인 주인이 되기도 했다.



세 번째 1978년 출생한 ‘세계화 세대’. 한국 최고의 고도성장기 1980년대에 유년시절을 보냈으나 20세인 1998년 충격적인 국가 부도사태를 경험하게 된다. 따라서 이들은 경제적 불안감과 트라우마를 간직하고 있을 수 있다. 이들 세계화 세대부터 취업 전선에 어려움이 시작됐으나 20대 초반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즐길 수 있었고 대학생 해외여행을 가장 많이 한 세대로, 봉준호 감독이나 방시혁 대표와 같이 글로벌 콘텐츠를 만드는 한국인으로 성장했다.

네 번째 1988년 이후 출생한 ‘스마트 세대’. 디지털 네이티브로 전 세계 밀레니얼 세대와 공감하는 글로벌 세대다. 1995년 이후 출생한 Z세대로 불리는 유튜브 세대를 포함하고 있다. 이들은 80%에 육박하는 대학 진학률, 역사상 가장 큰 체격 등 역대급 스펙을 보유한 한국인들이다. 그러나 20세인 2008년에 글로벌 금융위기와 20대에 세월호 참사 등을 경험하고 취업과 결혼, 주택 마련에 어려움이 커지면서 ‘헬조선’을 외치고 있다. 그러나 류현진·김연아·손홍민·BTS 등 글로벌 스타를 배출하고 한국을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로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서로 다른 4개 세대가 앙상블을 만들 수 있을까. 세대 간 차이를 이해하면 서로의 차이를 더 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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