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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열사병에 걸린 금융시장, 회복 조짐은?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 부부장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 부부장




더운 여름에 주의해야 할 병이 있다. 일사병과 열사병이다. 일사병은 장기간 고온으로 체온이 37~40도로 높아져 어지럼증과 두통이 발생하는 증상이다. 열사병은 더 심한 경우다. 체온이 40도를 넘어 발작·경련, 의식 소실 등 중추 신경계 기능이 이상을 보인다. 미중 무역갈등은 난타전 양상으로 악화됐다. 2019년 8월 금융시장은 일사병을 넘어 열사병이 우려될 정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부 정보기술(IT) 소비재에 대해 관세 인상을 12월로 연기했지만, 지난 23일 중국과 미국이 상호 보복관세를 날리며 공격이 거세지고 있다. 미국 장단기 금리 역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과 일본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공격적인 금리 인하 기대에서 멀어지고 있다. 8월의 열사병은 끝나지 않는 것일까.

올해 8월 금융시장 열사병이 이전과 다른 점은 금융 불균형이 아닌 관세 인상, 즉 정책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커졌다는 것이다. 이 경우 미국 주가는 지금보다 15~20%는 더 하락해야 한다. 침체 국면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평균 30~40% 하락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8월의 악몽이 9월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 몇 가지 정책 변화 가능성 때문이다. 우선 미국 이외 지역들에서 정책이 강화되고 있다. 예컨대 이달 중순 올리 렌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가 다음달 12일 ECB회의에서 상당하고 충분한 부양책(금리 인하, 자산 매입)을 발표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독일정부도 2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보이며 부진하자 일부 재정확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물론 지금 얘기가 나오는 확대재정 지출 규모(약 550억유로)는 독일 GDP의 1% 내외에 불과하다.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



다음으로 중국도 통화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대출 우대금리제도 개혁을 통해 기업들의 차입 비용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생산자물가지수(PPI) 등 상승에 따른 실질 금리 상승 부담을 완화해 주려는 의도다. 대규모 부양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기업들의 자본조달 부담은 지금보다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는 9월 말부터 연준 자산 축소가 끝난다. 10월부터는 만기 도래하는 주택저당증권(MBS) 중 200억달러 규모만큼 국채에 재투자하게 된다. 여기에 ECB가 자산을 매입하게 되면 주요 중앙은행들의 자산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2018년 이후 처음이다. 금융위기 이후 양적 완화(QE) 국면에서 자산가격은 올랐고 변동성은 떨어졌고 장기금리는 반등했다.

미국 주식시장에서조차 부동산투자신탁회사(REIT)·유틸리티·금 등 방어적 섹터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 단계 주가 조정을 받은 국내 주식시장은 열악하다. 그러나 한국 주식시장의 상대강도 역시 지난 4~5년 이후 가장 낮다. 게다가 반도체·자동차 등의 업종이 5월 초 이후 시가총액 비중이 확대됐다. 대형주가 의외로 방어적이다. 장기 추세에 대한 신뢰는 약해졌지만 9월은 8월보다는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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