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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고향가는 길] 부모님 어눌한 말투…치매초기 의심하세요

얼굴·손 감각 둔해지거나

둘로 보이면 뇌졸중 전조증상

계단 내려올 때 힘들어하면

퇴행성 관절염 가능성 높아

같은 연령대에 비해 인지기능, 특히 기억력이 떨어진 ‘경도 인지장애’는 정상 노화와 치매의 중간 단계다. 조기에 발견하면 치매로 악화하는 것을 늦출 수 있다. /그림=강동경희대병원




추석을 맞아 오랜만에 찾아 뵙는 부모님께 용돈을 넉넉하게 드리는 것도 좋지만 건강 상태를 살펴 불편한 데는 없는지 체크하는 일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자식들에게 폐를 끼치기 싫은 나머지 불편한 곳이 있어도 내색을 하지 않고 그저 ‘괜찮다’는 말만 되뇌이는 어르신들이 많은 탓이다. 금전적으로 보답하는 것 보다 무병장수하도록 살뜰히 보살펴 드리는 것이 가장 큰 효도다. 부모님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요령을 증상별로 정리했다.

먼저 부모님이 고령이라면 특히 신경써야 할 뇌졸중이다. 뇌졸중은 전조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한쪽 팔다리를 갑자기 못 쓰다가 정상으로 되돌아오거나 얼굴·손 등의 감각이 둔해지거나 저리고 시린 느낌이 든다면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또 일시적으로 말을 못하거나 시야가 컴컴해지고 한쪽 또는 양쪽 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 물체가 2개로 보이거나 빙글빙글 돌면서 어지러운 느낌이 든다.

특히 뇌졸중은 오랫동안 고혈압·당뇨병·심장병·고지혈증을 앓아 왔거나 담배를 피웠다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이런 위험인자를 여러 개 갖고 있다면 뇌졸중 발생 위험이 더욱 커진다. 다만 다른 질병 때문일 수도 있으므로 정밀 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게 좋다. 뇌졸중의 전조증상이라면 1년 안에 심각한 뇌졸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이전에 비해 부모님의 기억력이 확실히 떨어졌다면 치매 초기인지 주의해 살펴야 한다. 65세 이상 노인 중 치매 환자는 올해 72만5,000명(10.2%)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옛날 일을 시시콜콜 잘 기억하더라도 요즘 있었던 일이나 대화 내용을 까맣게 잊어버리는 것은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치매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이다. 치매 초기에는 말을 하려는데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아 “왜 그거 있잖아, 그거…”식의 표현이 늘고 말수가 줄어든다. 시간·장소를 혼동하거나 사람을 잘못 알아보는지, 계산 등 익숙하게 처리해오던 일들이 서툴러지는지, 예전보다 말을 안 하거나 지나치게 많이 하는지, 괜히 화를 내는 일이 많아지거나 이유 없이 사람을 헐뜯고 의심하는 등 평소 성격과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는지 유심히 관찰한다. 평소 부모가 자주 접촉하는 친척·이웃에게 외출했다가 집을 찾지 못해 동네에서 헤맨 적이 있는지 등을 물어보는 것도 상태 파악에 큰 도움이 된다.

뇌졸중으로 치매가 생긴 경우 흔히 운동장애가 동반된다. 승용차를 타고 내릴 때 동작이 매우 굼뜨거나 종종걸음 증상을 보이지 않는지, 얼굴 표정이 굳어지고 발음이 부정확해지며 물·음식을 먹을 때 사래가 걸리는 일이 잦은지도 살펴봐야 한다. 이동영 서울대병원 교수는 “약 10%의 치매는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될 수 있고 치매의 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도 진행을 억제하거나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며 “가족들이 힘들어하는 난폭행동·수면장애·의심·환각·우울 등의 정신행동 증상은 치료에 잘 반응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이 뇌졸중으로 막힌 혈관을 뚫는 혈전용해술을 하기에 앞서 환자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아산병원




관절염도 흔한 질환 중 하나다. 앉았다 일어날 때, 차에 타고 내릴 때, 계단 등에서 내려올 때 무릎에 통증을 느끼거나 힘들어하시면 관절염일 가능성이 크다. 65세 이상 노인의 66%는 척추, 38%는 무릎 관절에 퇴행성 관절염을 앓는다.

퇴행성 관절염은 손·발가락 관절이 붓고 아프며 자고 일어났을 때 뻣뻣해져 움직이는 데 장애가 발생하는 조조(早朝) 경직 증상이 상대적으로 가볍다. 손가락을 몇 번 쥐었다 폈다 하면 보통 5~10분 안에 풀어진다.

반면 류머티즘 관절염은 조조 경직 증상이 대개 1시간 이상 지속되고 퇴행성에 비해 증상도 심하다. 아침에 일어나서 문 손잡이를 열 때, 병 덮개를 열 때, 옷을 입으면서 단추를 끼울 때 뻣뻣하거나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손가락의 경우 퇴행성 관절염은 주로 끝 마디에, 류머티즘 관절염은 가운데 마디에 온다.

송영욱 서울대병원 교수는 “류머티즘 관절염은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거의 모든 환자에게서 1~2년 안에 손가락 변형, 기능 저하 등 관절 손상이 온다”며 “염증이 동맥경화를 촉진해 심근경색·협심증·뇌졸중 등을 앞당기고 당뇨병·고혈압·비만·골다공증으로 이어지기 쉬우므로 조기 진단·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관절염을 예방하거나 통증을 완화하려면 식탁·침대 등을 입식으로 바꾸고 화장실에 손잡이나 미끄럼 방지 시설을 하는 등 생활환경 개선에도 신경 써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한다.

우리나라 어르신들은 1인당 평균 2.6개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으며 3개월 이상 매일 5.3개의 약을 복용한다. 그래서 성분이 비슷한 약물을 과용하거나 약물 간 상호작용으로 부작용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이홍수 이대목동병원 교수는 “매일 먹는 약이 5가지 이상이라면 비슷한 성분의 약이 중복 처방됐는지, 함께 복용하면 안 되는 약이 있는지 의료진과 상담해 불필요한 약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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