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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조국 펀드, ‘몰랐다’고 넘어갈 일인가

조권형 사회부 기자

사회부 조권형




“사모펀드란 게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지 못했다. 코링크라는 회사도 몰랐다. 펀드 약정액 75억원의 의미를 몰랐다. 펀드의 다른 출자자가 누구인지 알지 못했다. 처남이 우리 돈 빌려 코링크 주식 샀는지 몰랐다. 5촌 조카가 어떤 역할 했는지 알지 못했다. 펀드가 어느 회사에 투자하는지 몰랐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모펀드에 대해 내놓은 ‘답변 모음’이다. 그는 사모펀드의 구성과 운영에 대해 사실상 아는 것이 전혀 없다고 했다. 조 후보자 가족이 투자한 펀드의 다른 출자자는 처남과 두 아들이었고 그전에 처남은 조 후보자 배우자로부터 3억원을 빌려 운용사 주식을 샀다. 운용사를 소개한 5촌 조카는 그 회사의 실소유주로 행세했고 그 펀드는 관급공사를 하는 업체에 투자했다. 조 후보자는 이 중 아무것도 몰랐다는 것이다. 사모펀드 운용에는 일절 관여한 바가 없다는 뜻이다.

조 후보자는 펀드 투자 자체가 잘못이고 실수였다는 점은 인정했다. 비록 청와대 쪽에서 ‘사모펀드를 포함한 펀드에 투자해도 괜찮다’는 답변을 듣고 투자한 것이기는 하지만 “비상식적 투자라는 점에서 저희가 정보가 좀 부족하고 무지한 투자자였다” “지금 돌이켜보면 이 펀드에 들어간 것 자체가 저로서는 정말 뼈아픈 실수”라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이 실수에 대해, 실수의 여파에 대해 어떤 책임을 질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사모펀드 운용사가 현 정권 최고 실세인 민정수석 가족의 투자 사실을 새로운 자금 유치나 사업 수주에 이용할 여지를 준 점에 대해서도 말이다. 더군다나 운용사의 실소유주 의혹을 받는 5촌 조카가 조 후보자와의 관계를 팔고 다녔다는 증언들이 하나둘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조 후보자 말에 따르면 후보자 개인이 법적으로 책임질 일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고위공직자 시절 잘못된 결정을 한 데 대한 도의적 책임도 없을까. 미숙한 처신을 했으나 ‘몰라서 그랬다’고 책임지지 않는 사람에게 다시 한 번 최고위직인 국무위원을 맡겨도 될까. 내일 열리는 인사청문회에서도 “나는 몰랐다”는 말만 되풀이할 것인가. 조 후보자의 입장이, 나아가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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