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보석(보증금 등을 조건으로 내건 석방)을 결정했던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이번에는 치매 노인에게 치료 목적의 첫 보석 결정을 내렸다.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9일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항소심을 진행 중인 A씨에 대해 주거를 치매 전문병원으로 한정하는 보석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는 치매 환자에게 치료를 위해 보석을 허가한 최초의 결정이다. 이번 보석에는 보증금 조건은 없다. 다만 재판 출석 외 외출은 일절 금지된다. 병원은 매주 한 번씩 조사 결과를 법원에 보내야 하고 A씨 자녀에게도 ‘보석 조건 준수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재판부는 “A씨가 구치소 수감 중 면회 온 딸에게 왜 사망한 아내와 동행하지 않았냐고 묻는 등 알츠하이머 치매 증상을 보였다”며 “A씨를 치료하는 것이 신속한 재판 진행보다 앞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재판부는 지난 3월 이 전 대통령 보석을 허용한 바 있다. 현재 이 전 대통령 항소심을 진행 중인 이 재판부는 지난 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두 번째 2심도 맡게 됐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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