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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서 완제품까지 척척...'K농기계' 독보적

[대동공업 대구공장 가보니]

활주로처럼 펼쳐진 생산라인에

두산밥캣 트랙터 등 출시 대기

부품 조달 받아 가공후 조립까지

자체 기술로 산업용 기계도 생산

올 해외매출 비중 절반으로 껑충

대동공업 대구공장에서 직원들이 트랙터를 조립하고 있다. /사진제공=대동공업




KTX 동대구역에서 내려 40분간 차를 달려 도착한 대구 달성1차산업단지. 6만7,000평 규모의 부지 위에 약 2만5,000평짜리 공장이 떡하니 눈에 들어왔다. 남다른 위용을 자랑하는 이 곳은 국내 1위 농기계 제조업체 대동공업(000490) 대구 공장이다.

메인 조립 공장에 들어서니 약 250m 길이의 라인 세 개가 마치 활주로처럼 펼쳐져 있었다. 라인마다 주황색 트랙터, 주황색 콤바인, 하얀색 트랙터가 줄지어 서 있었다. 박인호 대동공업 서비스지원팀 차장은 “여름에는 콤바인과 트랙터를, 겨울에는 이양기와 트랙터를 생산한다”고 소개했다.

이 중 하얀색 트랙터는 두산밥캣의 제품이다. 대동공업이 두삿밥캣 트랙터를 생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월 두산밥캣의 자회사인 클락이큅먼트의 트랙터 1만7,000대와 파워트레인 1만3,000대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작하기로 계약하면서다. 이 하얀색 트랙터는 북미 시장으로 나갈 예정이다.

트랙터·콤바인·이양기는 모두 같은 공정을 통해 제작된다. 우선 라인 초입에서 메인 프레임을 조립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이들 프레임은 오버헤드 컨베이어 라인에 매달린 채로 도색라인으로 이동한다. 이 과정에서 콤바인은 주황색, 트랙터는 주황색과 하얀색으로 칠해진다. 도색이 완료되면 어셈블리(조립) 라인으로 이동한다. 이곳에서 직원들이 바퀴·연료탱크·엔진 등 각종 부품을 장착한다. 대동공업이 대구공장에서 1년에 최대로 생산할 수 있는 트랙터·콤바인의 양은 각각 2만7,000대와 2,000대에 달한다.

이 공장에서 제작된 농기계 중 절반은 국내에, 절반은 북미·유럽·동남아·아프리카 등 해외에 팔린다. 윤성근 대동공업 마케팅팀 과장은 “올해 9월까지 앙골라 정부에 1억달러(약 1,200억원) 규모의 농기계를 공급하기로 하면서 해외 매출이 대거 늘었다”며 “기존엔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 중 45% 수준이었다면 올해에는 50%까지 올라갈 것이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사업에 힘입어 대동공업의 올 상반기 매출액(연결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30%나 늘어난 4,872억원을 기록했다.

엔진도 대동공업 대구 공장에서 직접 만든다. 계열사인 대동기어·대동금속에서 실린더헤드·트랜스미션 등 부속 엔진 부품을 조달받아 이를 직접 가공한 후 조립까지 손수 처리하는 방식이다. 대동공업 대구공장의 디젤엔진 연간 캐파(총생산능력)는 3만1,000개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국내 농기계 업체들은 일본 엔진 제조업체로부터 부품을 조달받는다. 박 차장은 “엔진과 완제품까지 모두 만들 수 있는 건 대동공업이 국내에서 유일하다”고 힘줘 말했다.



박인호 대동공업 서비스지원팀 차장이 지난달 대동공업 대구공장에서 ‘티어 4 농기계엔진’을 소개하고 있다. /심우일기자


엔진 제작 경쟁력은 자동화에서 나온다. 엔진 부품제작 공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총 120m 길이의 라인에서 실린더블록·커넥팅로드 등이 제작되고 있었다. 특이한 점은 이 긴 라인에 실제로 근무하는 사람이 네 명 남짓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라인 안에 있는 유리 박스 안에서 로봇 팔이 좌우로 회전하며 부품을 가공할 뿐이었다. 옆에 있는 모니터엔 공정상 오차가 자동으로 뜬다. 엔진부품가공 라인 근무자는 수시로 모니터를 보며 로봇이 입력한 오차를 체크하거나 부품을 조립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엔진 부품이 가공을 마치면 품질관리실에서 검사를 진행한다. 품질관리를 맡고 있는 박태정 대동공업 생산1팀 직장은 “엄격한 품질관리는 우리 회사가 자체 기술로 농기계 엔진뿐 아니라 산업용 기계까지 생산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대동공업의 엔진 불량률은 0.01% 수준이다.

검사를 거친 부품은 엔진공장으로 이동한다. 엔진공장에는 엔진부품 공장에서 도착한 실린더블록이 라인을 따라 쭉 서 있다. 실린더블록이 라인을 타고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직원들이 크랭크샤프트, 기어케이스 등 부속품을 붙였다. 라인 옆에는 로봇이 분주히 레인을 타고 앞뒤를 왕복했다. 기존에 시스템에 입력된 바에 따라 부품을 제때 배달하거나 조립된 부품을 다음 공정으로 옮기기 위해서다. 이후 조립이 끝난 엔진은 시운전을 거친 후 메인 공장으로 이동한다. 박 차장은 “우리는 1년에 엔진을 총 3만대 생산하는데 이걸 모두 테스트한다”고 강조했다.

대동공업은 향후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등을 보완해 공정혁신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권태경 대동공업 공장장은 “현재는 생산파트별로만 전산시스템을 구축했는데 이를 통합하는 게 관건이라고 본다”며 “전산시스템 혁신을 시작으로 공정 고도화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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