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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성 장질환 '유전자형 맞춤치료'로 면역력 약화 위험 줄인다

연세대 천재희·김원호 교수팀

3개 유전자 변이 여부 검사해

면역조절제 사용 조절했더니

백혈구감소증 등 위험 67%↓

국내 연구진이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등 염증성 장질환자의 유전자 변이 여부(유전자형)에 따라 면역조절제 사용 여부와 용량을 달리하면 면역 기능을 수행하는 백혈구 등 혈액세포를 만드는 골수의 활성이 크게 떨어지는 부작용 발생률을 절반 이하로 낮출 수 있음을 최초로 밝혀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천재희·김원호 교수팀(제1저자 장지영·박수정)이 2016년 1월~2018년 9월 염증성 장질환으로 서울의 5개 대학병원에서 진료 받은 20~80세 환자를 유전자형 검사군(72명)과 비검사군(92명)으로 나눠 퓨린계 면역조절제 사용에 따른 부작용 발생 빈도를 비교분석한 결과다.

연구 결과는 논문 인용지수(Impact Factor) 7.958의 저명 국제학술지 ‘임상 위장병·간장학’(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에 발표됐다.

천 교수는 10일 “염증성 장질환자의 유전자형을 알면 면역조절제 사용 여부와 용량을 달리해 (적혈구·백혈구·혈소판 등 혈액세포를 만드는 뼛속 조직인) 골수의 활성이 크게 떨어져 백혈구감소증 등 부작용을 줄이고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음을 세계 처음으로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염증성 장질환은 정상적인 장내 세균에 대한 과도한 면역반응 등으로 대장·소장 등에 만성적인 염증과 궤양, 잦은 설사와 복통을 동반한다. 장에서 영양분 소화·흡수가 원활하지 않아 식욕·체중이 줄고 증상 악화와 재발이 반복되는 경우가 다. 상태가 좋아졌다고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자주 재발하며 장 일부에서 협착·막힘·누공·농양 같은 합병증이 생겨 결국 수술을 받게 된다. 대장암 발병 위험도 높아진다. 환자의 3분의1은 관절·눈·피부 등에도 염증·궤양이 생겨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많다.

‘티오퓨린’ 등 퓨린계 면역조절제를 꾸준히 투여하는 게 핵심 치료법인데 백혈구 등 혈액세포를 만드는 골수의 활성이 크게 떨어져(백혈구 3,000개/1㎕ 미만, 헤모글로빈 10g/1㎗ 또는 혈소판 10만개/1㎕ 미만) 백혈구감소증 등을 유발한다. 이는 감염·사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 때문에 환자는 혈액검사 등을 위해 자주 외래진료를 받아야 해 불편하고 불안감을 갖게 된다.



백혈구감소증은 대개 티오퓨린 치료 첫 달에 심각하게 발생하며 치료 중 언제든지, 경고 증상이나 징후 없이 발생할 수 있다. 발생률은 우리나라 염증성 장질환자의 31~40%로 백인(5%), 일본인(21%)보다 훨씬 높다. 이런 차이는 티오퓨린 대사를 조절하는 유전자의 변이(다형성)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천 교수팀은 염증성 장질환자의 3개 유전자(NUDT15, FTO 및 TPMT)의 유전자형에 따라 티오퓨린 투여 여부와 투여량을 달리해 골수의 활성이 크게 떨어지는 부작용 발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유전자형 검사군에서 백혈구감소증 등 부작용으로 약물 투여를 중단하거나 용량을 줄인 환자의 비율이 15%로 비검사군(34%)의 절반을 밑돌았다. 치료 첫 3개월 동안 골수 활성의 큰 감소, 백혈구감소증이 나타난 환자 비율은 검사군 각 8%로 비검사군(26%, 24%)의 3분의1 이하였다.

추적관찰기간 혈액검사 등을 위한 외래방문 횟수도 검사군이 평균 7.8회로 비검사군(9.0회)보다 적었다. NUDT15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염증성 장질환자는 돌연변이가 없는 환자에 비해 약물치료 중 골수의 활성이 크게 감소하는 부작용 발생 위험이 3.6배나 높았지만 FTO 돌연변이는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유전자 변이 검사와 티오퓨린 최대용량 투여는 염증성 장질환자의 골수 활성이 크게 떨어질 위험을 67%(위험도 0.37), 66%(위험도 0.34)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인 구역·구토 등 위장관 합병증은 유전자형 검사군과 비검사군 모두에서 4명 중 1명꼴로 나타났다.

천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은 식습관·운동 등 생활습관을 잘 관리하고 꾸준한 치료로 증상 안정기를 오래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흡연·음주는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끊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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