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별장 ‘청해대’가 있고 군사기지로도 사용되고 있는 곳.
그동안 출입이 엄격히 통제됐던 경남 거제시 저도가 무려 47년 만에 일반 국민에게 개방된다.
행정안전부, 국방부, 해군, 경상남도, 거제시 등 5개 기관은 저도를 17일부터 1년 간 시범 개방한다고 16일 전했다.
저도 개방은 “시민들께 돌려드리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대선 당시 공약과 지난 7월30일 문 대통령이 직접 저도를 방문해 다시 한 번 저도를 시범 개방하고, 관련 시설 등의 준비가 갖춰지면 본격 개방하겠다고 약속함에 따라 이뤄지게 됐다.
대통령의 공약 이후 행안부 등 5개 기관은 저도 상생협의체를 구성해 이달부터 1년간 저도를 시범 개방하기로 했다.
시범 개방은 화, 수, 금, 토, 일 등 주 5일간 주간에 이뤄지며 방문 인원은 하루 최대 600명이다. 또 1일 방문 횟수는 오전과 오후 각 1회에 한한다. 방문 시간은 1회당 1시간 30분이다.
개방 범위는 산책로, 모래해변, 연리지정원 등이며, 대통령별장과 군사시설은 제외된다.
행안부 등 5개 기관은 시범 개방 시작일인 17일 거제시 장목면 궁농항에서 저도 개방 협약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협약식에는 행안부 지방자치분권실장, 국방부 전력자원관리실장, 해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장, 경상남도 행정부지사, 거제시장이 참석한다.
시범 개방 시작일인 17일에는 거제시 주관으로 궁농항 일원에서 거제시 관현악단 축하 공연, 저도 개방 축하 퍼포먼스, 저도 뱃길 개통기념 해상 퍼레이드 등 다양한 행사도 펼쳐진다.
기념행사 후에는 첫 번째 공식 방문객 200여명이 유람선을 타고 저도를 찾는다. 자도 방문을 희망하는 경우 최소 방문 2일 전에 저도를 운항하는 유람선사에 전화 또는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된다.
유람선은 거제 궁농항을 출발해 거제 한화리조트 앞 해상에서 거가대교 3주탑을 지난 뒤 저도에 도착한다. 저도에서는 다시 거가대교 2주탑을 지나 중죽도와 대죽도를 거친 뒤 궁농항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행안부 등은 “저도 개방은 중앙과 지방의 유기적인 협력과 공조를 통한 대통령 공약 이행사례”라며 “국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남해안 관광 활성화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저도 개방의 의미를 전했다.
또한 시범 개방 기간이 끝나면 운영 성과 등을 분석 및 평가한 후 단계적으로 전면 개방을 추진할 예정이다.
경남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 산88-1번지 일원 43만4181㎡ 규모의 작은 섬 저도(猪島)는 섬이 돼지 형상을 하고 있어 붙여진 이름으로 알려졌다.
1474년 조선왕조실록(성종 5년)에 “저도에 악수가 출몰했다”는 기록이 저도를 언급한 국내 고문헌 첫 기록이다. 이후 1920년 일본군의 통신소 및 탄약고가 설치돼 군사기지로 사용됐으며 지난 1949년 국방부 소유로 보존 등기됐다.
이후 1972년 대통령 별장 ‘청해대’로 공식 지정됐다. 또 1973년 대통령 별장 신축이 추진되면서 윤연순 할머니 등 송씨 가족이 퇴거됐다. 1975년 경남 진해시로 편입됐으며 1993년 김영삼 대통령이 대통령 공관을 폐지하면서 거제시로 행정구역을 환원했다.
이어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이곳을 대통령 별장 ‘청해대’로 재지정했다. 지난 2013년 7월30일 박근혜 대통령이 저도 바닷가에서 모래에 낙서를 하는 사진이 ‘저도의 추억’이란 제목으로 공개돼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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