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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인력 떠날까 곤혹스러운 르노삼성

SM6·QM6 총괄 디자이너 이탈

신차 가뭄 속 생산물량 배정 연기

구조조정에 노사갈등 심화도 악재

내일 임협 재개..라인 조정 등 논의





르노삼성자동차가 노사갈등, 생산량 감소에 이어 핵심 인재마저 회사를 떠나며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성주완 르노 디자인 아시아 프로그램&오퍼레이션 담당이 최근 현대자동차로 이직했다. 성 디자이너는 GM 본사를 거쳐 지난 2006년 르노삼성에 입사한 뒤 13년 만에 회사를 다시 옮겼다.

성 디자이너는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패서디나아트센터에 입학해 자동차 디자인을 공부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의 4년 대학 후배이기도 한 성 디자이너는 르노삼성에서 ‘SM6’, ‘QM6’ 총괄 디자이너로 활약하며 르노디자인 아시아센터를 이끌었다. 국내 유일한 경영학도 출신 자동차 디자이너로 르노 본사에서도 핵심 인재로 평가받았던 인물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르노삼성의 최고 히트상품을 담당했던 디자이너의 이탈은 르노삼성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미래 비전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릴레이 이탈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6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진행되고 있는 희망퇴직을 통해 핵심인재가 추가로 빠져 나갈 가능성도 높다. 다만 르노삼성 관계자는 “자발적인 희망퇴직이다 보니 현재까지 신청한 직원은 업계 예상 보다 많지 않다”고 전했다. 르노삼성이 7년 전인 지난 2012년 실시했던 희망퇴직 때는 24개월치 격려금 지급 조건으로 생산직 3,000명 중 11%인 350명이 신청했었다. 이번에는 그때 보다 더 나은 조건인 최대 36개월 치 격려금을 지급한다.



르노삼성의 올해 생산물량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연간 21만대를 생산했지만, 올해는 15만대 전후에 그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8월 내수판매의 경우 5만2,585대로 작년 동기 대비 5.5% 감소했다. 게다가 르노그룹은 내년에 생산할 신차 ‘XM3’의 유럽 수출물량 생산공장으로 르노삼성 부산공장을 검토했지만 노사분규가 길어지자 생산공장 배정을 연기했다. 전문가들은 생산단가가 더 낮은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에 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QM3’마저 올해 출시가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아 절대적인 생산물량이 부족한 상태다.

노사갈등 역시 문제다. 회사 측은 생산물량이 줄어 부산공장의 시간당 작업량을 25% 줄이고 유휴 인력을 순환배치한 후 구조조정도 추진할 계획이지만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최근 6년간 흑자를 기록했고, 예년과 비슷한 1,000명 이상의 인원이 줄어 인위적인 인력감축은 필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노조는 지난 9일 담화문을 통해 “경영진의 무능함을 묵과할 수 없다”며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중단하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노사가 오는 19일 올해 임금협상 교섭을 재개하고 인력재배치 및 생산라인 조정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며 “글로벌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한국 부산공장이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갖추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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