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총선을 치른 이스라엘 정가에서 벌써부터 3차 총선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에서 근소한 차이로 승리한 청백당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대연정 제안을 거부한 가운데 4월 총선 때와 같은 연정 협상 교착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는 것이다.
CNN 등은 네타냐후 총리가 19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우리는 세 번째 선거를 치를 수 없고 나는 조기총선에 반대한다”며 베니 간츠 청백당 대표에게 대연정을 제안했으나 간츠 대표는 이를 거절했다고 전했다. 이날 총선 개표가 98% 진행된 가운데 청백당은 33석을 차지해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31석)을 앞질렀다. 다만 간츠 대표가 이끄는 중도좌파 진영은 정부 구성에 필요한 61석에 못 미치는 57석가량을 얻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네타냐후 총리의 대연정을 거절한 만큼 간츠 대표가 연정을 구성하려면 9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극우 ‘이스라엘 베이테이누당’과 손을 잡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도좌파 성향의 간츠 진영이 극우 정당과 제휴하기 어려운데다, 이스라엘 베이테이누당은 4월 선거 때 막판에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지지를 철회해 연정을 무산시켰던 만큼 간츠와 네타냐후 진영 모두 연정 구성을 낙관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스라엘 선거 절차에 따라 대통령이 지명하는 총리 후보자는 42일 동안 연정을 구성해야 하며, 실패 시 또 다른 총리 후보에게 28일간 같은 기회가 주어지지만 이마저 무산될 경우 이스라엘은 세 번째 총선을 진행해야 한다. CNN은 “이스라엘 지도자들이 세 번째 선거 가능성에 대해 벌써 경고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