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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最古 여행사 토머스 쿡 결국 파산...60만 고객 대혼란

빚 2.5조 감당못해...청산절차 돌입

英정부 자국민 15만 송환작전 나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영국 여행사 토머스쿡이 부채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23일(현지시간) 파산했다. 현재 이 회사의 여행상품을 이용 중이거나 계약한 사람이 전 세계에서 60만명에 달해 대혼란이 우려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토머스쿡은 성명에서 “지난주 말에 이어진 마지막 회생 논의가 결론 없이 막을 내림에 따라 파산을 선언하고 청산절차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와 민간항공관리국(CAA)은 즉각 토머스쿡을 통해 해외여행 중인 자국민 15만명의 송환작전에 나섰다. 2주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송환에는 94대의 대형수송기가 투입된다. 전쟁 중이 아닌 평시의 자국민 이송작전으로는 역대 최대·최장 규모다. 영국 정부는 또 토머스쿡 고객들이 투숙하는 호텔과 접촉해 정부가 숙박비를 지급보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영국 여행사 토머스쿡이 파산을 선언한 23일(현지시간) 그리스 크레타섬 헤라클리온 공항의 토머스쿡 카운터 앞에서 이용객들이 줄지어 서 있다. /크레타섬=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이 같은 정부의 노력에도 여행객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여행사들은 고객 출발 90일 전까지 숙박시설에 결제하지 않아 토머스쿡 파산으로 돈이 떼일 것을 우려한 호텔들이 이용객에게 요금 지불을 요구하는 등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튀니지의 한 호텔에서 토머스쿡 이용객에게 추가 요금 지불을 요구하며 이들을 감금하는 일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영국에서만도 토머스쿡과 관련해 9,000개의 일자리가 위험에 처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178년의 역사를 지닌 토머스쿡은 ‘패키지 여행’ 상품을 선보이며 여행 대중화에 앞장서왔지만, 자유여행 선호 등 트렌드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부채가 눈덩이처럼 늘어났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불확실성의 여파와 지난해 폭염 등으로 여행 예약 취소가 줄을 이은 것도 회사 영업에 타격을 줬다.

파산 직전 17억파운드(약 2조5,000억원)의 부채에 시달린 토머스쿡은 앞서 채권단과 9억파운드의 구제금융에 합의했지만, 2억파운드를 추가 확보하라는 채권단의 요구를 이행하지 못하고 결국 파산했다. 영국 정부도 회사의 긴급자금 지원 요청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1841년 설립된 토머스쿡은 16개국에서 호텔과 리조트·항공사·유람선을 운영 중이며 1년 이용객만도 1,900만명에 이른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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