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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 70주년 中 미래는] 경직된 경제체제에 무역전쟁 직격탄...고령화로 내수도 흔들

<중> 내우외환에 꺼지는 성장엔진

習시대 들어서며 공산당 입김 사회전반 확대...경제 활력 떨어져

저출산에 소비수준도 하락...내수 바로미터인 車판매 2년째 급감

世銀 "자원배분 왜곡 등 혁신 안하면 11년후 1%대로 추락" 경고

지난달 25일 오후 6시를 조금 넘긴 시간의 선전 화창베이 모습. 불이 꺼진 점포가 더 많다. 중국 ‘건국 70주년’을 경축하는 오성홍기가 나부끼는 가운데 쇼핑객들이 귀가를 위해 발걸음을 서두르고 있다. /선전=최수문기자




지난달 25일 방문한 중국 광둥성 선전의 화창베이전자상가는 오후6시를 조금 넘긴 시간임에도 문을 연 가게보다 닫은 가게가 더 많았다. 매장을 찾는 손님이 없어 영업을 일찍 마쳤다는 것이다. 상가 관계자가 “화창베이는 중국 정보기술(IT) 산업의 요람”이라며 “이곳은 마화텅의 텐센트가 시작된 장소이며 저쪽은 DJI의 왕타오가 부품을 사던 곳”이라고 홍보에 열을 올렸지만, 이는 10여 년 전의 일이다. 최근 몇 년 사이 화창베이 출신 기업들은 드물어졌다. 한때 중국 IT 창업의 요람으로 불리던 화창베이가 지금은 흔한 쇼핑몰이 됐다.





중국 첨단기술의 메카로 각광받던 화창베이의 활력이 예전만 못한 것은 이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1990~2000년대의 두자릿수 고도성장기가 끝나고 한자릿수의 중속성장으로 접어든 중국의 성장률은 최근 들어 당초 예상했던 수준보다 훨씬 가파른 속도로 둔화하고 있다. 경직된 사회체제와 지지부진한 개혁 개방이 초래한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외생변수가 내수경기 위축과 맞물리면서 중국 경제의 경착륙 경고음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이 ‘바오류(保六·6% 이상)’를 지키지 못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중국의 내년 성장률을 5.7%로 전망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전방위로 확산된다는 가정 아래 5.4%를 제시하기도 했다. 최근 세계은행은 “중국이 자원배분 왜곡 등을 혁신하지 않는다면 오는 2030년에는 1%대 성장으로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기둔화는 이미 가시화하고 있다. 8월 중국의 산업생산은 17년 만의 최저치인 4.4% 증가에 그쳤다.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지난달 49.8을 기록해 제조경기가 5개월째 ‘위축’ 국면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음을 보여줬다. 조만간 공표될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대로 추락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경기악화의 직접적 원인은 지난해부터 격화돼온 미중 무역전쟁이다. 미국의 관세 폭탄으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크게 줄어든데다, 중국 IT 기업에 대한 거래제한 조치로 첨단산업의 손발이 묶인 것이다. 미국에서 핵심부품을 공급받지 못해 아예 제품을 팔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은 미국의 관세공격을 완화하기 위해 위안화를 평가절하했지만, 이는 수입가격을 올리면서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중국 경제의 갑작스러운 둔화 요인으로 미국의 공세만을 거론할 수는 없다. 업계에서는 오히려 정부가 강요하는 경직된 체제가 경제에 큰 타격을 줬다는 분석이 많다. 시진핑 정부 들어 경제운용에도 공산당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국내외 기업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경제 활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덩샤오핑의 개혁 개방 이후 ‘공산당 영도’는 정치 부문에 한정됐다. 하지만 시진핑 시대 들어 공산당의 입김은 경제·사회 전반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제기된 ‘국진민퇴’ 논란이 대표적이다. 이는 중국 경제가 어느 정도 성장했으니 민영기업은 퇴장하고 국유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가 기업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에 국내외 기업들은 적잖이 술렁거렸다.

이런 가운데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에도 자유무역 확대에 소극적인 중국에 미국이 칼을 빼 들면서 중국 경제를 벼랑 끝으로 몰아갔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은 광둥성 기업들이다. 선전의 대표기업인 화웨이·DJI 등이 모두 미국의 규제 대상에 올랐고, 이는 광둥성 기업 전체의 이미지 추락으로 이어졌다.

중국이 마지막 버팀목으로 여기는 내수경기도 녹록지 않다. 가장 큰 어려움은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는 인구구조 변화다. 출산율 저하로 이르면 오는 2023년부터 인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생산가능인구는 이미 지난해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전반적인 고령화가 진전되면 소비수준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내수경기의 바로미터인 자동차 판매량은 이미 지난해부터 2년째 급감하고 있다.

시진핑 정부가 추진한 인프라 위주의 투자정책도 경기하강을 부추기는 요인이 됐다. 경제성이 떨어지는 정부 계획에 투자자들이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기 떄문이다. 시진핑의 부친인 시중쉰이 근무했다는 인연으로 주목받은 광둥성은 대표 사례다. 당국은 2월 이 지역에 광저우와 홍콩·마카오를 연계하는 웨강아오 대만구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무역전쟁과 지난여름부터 악화된 인근 홍콩의 반중국시위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다. 27일 광저우에서 열린 ‘한중 웨강아오 대만구 협력 세미나’에서는 중국 측 참석자들이 한국과 광저우 간 협력을 소리 높여 외쳤지만, 비싼 토지 임대료와 생산성에 비해 높은 임금 때문에 반향은 크지 않있다. 행사에 참석한 한 한국 기업인은 “그동안 뻣뻣하던 광둥성 정부가 그나마 우호적으로 바뀐 것은 좋은 일이나 경제성은 별로 높지 못하다”고 말했다. /베이징·광둥성=최수문특파원 chsm@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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