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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대서양 무역전쟁] 美, 유럽車에 보복관세<11월 결정> 땐 전면전...글로벌경제 치명타

USTR "또 올릴 수 있다" 압박...15일 담판 가시밭길

EU "환경오염 외국기업에 과세 추진"…美에 맞불

지표악화에 관세전쟁까지...美 ·EU 침체징후 짙어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도중 격앙된 표정으로 취재진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유럽연합(EU)에 무역적자 축소를 압박하자 니니스퇴 대통령은 “모든 유럽에 미국이 필요하지만 미국도 유럽을 필요로 한다”고 응수했다. /워싱턴DC=EPA연합뉴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2일(현지시간) 유럽산 농산물과 공산품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을 밝히면서 “우리는 유럽연합(EU)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협상을 시작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USTR은 세계무역기구(WTO)가 100%의 관세율을 허용했음에도 최대 25%만 적용하기로 했다. 미 경제방송 CNBC는 “USTR이 관세 부과 규모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WTO가 승인한 75억달러에는 훨씬 못 미칠 것”이라며 “미국과 EU 측 관계자가 오는 15일 무역협상을 위해 만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양측의 협상이 순탄치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날 USTR은 “미국은 언제든 관세를 올리고 대상 품목을 바꿀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협상이 미국 측의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을 경우 관세전쟁을 확대하겠다는 뜻이다.

EU 역시 호락호락하게 당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내년 초에는 항공사 보조금 지급 문제와 관련해 공수가 뒤바뀐다. EU 역시 미국 항공사 보잉에 대한 미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과 관련해 WTO에 제소한 상태인데 WTO가 이에 대해서는 EU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전에 EU가 보복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에어버스 건으로 EU 제품에 추가 관세를 적용할 경우 EU가 4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도 미국이 관세를 부과한다면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파올로 젠틸로니 EU 경제담당 집행위원 지명자는 3일 인사청문회에서 “환경 오염을 유발하는 외국기업에 대해 징벌적인 과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탄소 배출량 감소를 목표로 하는 파리 기후 보호 협약에서 탈퇴한 점을 고려할 때 과세 추진은 미국 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해석된다.다만 항공기의 경우 미국의 관세 부과는 미국과 EU 모두에 손실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보잉사는 유럽 항공사로부터 약 500대의 주문을 받은 상태이고 델타와 아메리칸항공 같은 미국 항공사는 에어버스에서 280대가량을 사기로 했다. 양측이 서로 보복관세를 부과할 경우 자국 기업의 이익 감소와 일자리 축소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더 큰 문제는 다음달 결론이 나올 미국의 EU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여부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에 수출되는 미국 자동차에 10%의 관세가 매겨지는 반면 미국으로 들어오는 유럽산 자동차의 관세는 2.5%에 불과하다며 EU산 자동차와 부품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해왔다.

11월에 자동차 관세 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EU의 전면 보복이 불가피한데다 올 2·4분기에 이어 3·4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이 유력한 독일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이미 지난해부터 EU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부과했고 EU는 청바지와 오토바이·버번과 같은 미국 제품에 보복관세를 적용해왔지만 자동차 관세의 포성이 울릴 경우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대서양 무역 전면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미중 무역협상도 여전히 안갯속이라는 점이다. 10일 미국과 중국이 워싱턴DC에서 고위급 협상을 열기로 했지만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미 하원의 탄핵조사가 양국 협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CNBC는 “워싱턴의 정책 분석가들은 탄핵 심문이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 통과나 중국과의 협상에 방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며 “월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거래에 이르지 못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계속되는 무역전쟁 확전은 세계 성장을 지연시키고 최대 경제국인 미국을 경기침체로 몰아넣을 수 있다. 이날 미 경제지표 악화와 맞물린 관세전쟁 확대 소식은 미 뉴욕증시의 주요 주가지수는 물론 유럽 증시를 큰 폭으로 끌어내렸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Brexit) 이슈까지 겹친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3.23% 내린 것을 비롯해 독일의 DAX지수와 범유럽지수인 유로 스톡스50지수도 2%대 후반의 낙폭을 보였다.

블룸버그는 “미국이 이미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과 관세 문제가 확대되면 취약한 세계 경제를 위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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