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3일 “사하구 구평동 산사태 현장 사진을 보면 산 정상에 예비군 훈련장이 있고 비탈에서 다량의 토사가 흘러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2011년 7월 16명이 숨진 서울 우면산 산사태와 판박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면산 산사태 때도 산 정상에 공군부대가 있었고 배수 문제가 원인으로 지목됐다”며 “구평동 산사태 역시 예비군훈련장 배수 문제가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 전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산 정상에 있는 예비군 훈련장에 배수로가 없을 경우 한꺼번에 많은 빗물이 경사진 비탈로 넘쳐 토사가 흘러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예비군 훈련장 측은 산사태가 난 비탈 쪽 연병장에는 배수로가 없다고 밝혔다. 예비군 훈련장 측은 “육사 교수 자문 결과 계곡 지하수가 솟구쳐올라 지반 아래가 잘려나가는 이른바 ‘언더 커팅’ 현상에 의해 산사태가 발생했다고 들었다”며 “배수 문제를 산사태의 원인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고 반박했다. 산사태의 원인과 재발 방지를 위한 논문을 다수 발표한 이 전 교수는 4일 부산 사하구 구평동 산사태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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