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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낀듯 뿌옇게 변한 폐, 정기관찰로 수술여부 결정

조리중 연기·미세먼지 등 원인

비흡연女 간유리 음영 폐암 많아

컴퓨터단층촬영(CT)영상에서 폐암 1기로 보이는 종양이라도 안개 낀 것처럼 보이는 ‘간유리 음영 폐암(왼쪽 사진)’과 담배를 피워 생긴 선명한 비소세포 폐암의 종양(오른쪽 사진)은 모습도, 침투성도, 치료방법도 다르다. /사진제공=서울성모병원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는 폐암 1~3기 초반(3A) 환자 중에는 비흡연 여성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대부분 건강검진 등의 과정에서 찍은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에 안개가 낀 듯 희뿌옇게 보이는 ‘간유리 음영 폐암’ 1~2기 환자들이다. 간접흡연, 요리를 하면서 들이마시는 발암물질·블랙카본·미세먼지, 대기오염·라돈가스 등이 발병 원인이다. 흡연 여부와 상관없이 남성에서도 발생한다.

간유리 음영 폐암은 처음부터 종양이 진하게 찍히는 흡연자들의 폐암(편평상피세포암)과 다른 암종(선종)으로 상대적으로 순하고 예후가 좋은 편이다. 초기에는 정상적인 미세 구조물 사이에 암세포들이 안개처럼 끼어 있는 상태. 이것이 세포증식해 침습성 폐암으로 되는 데는 적잖은 시간이 걸린다. 첫 3개월 동안 없어지거나 작아지는 경우도 꽤 되지만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의료진과 상의해 정기적으로 관찰한다. 크기가 직경 0.5㎝ 이하면 6개월~1년 간격으로 저선량 흉부CT를 찍고 1㎝보다 커지거나 고형성분이 생겨 딱딱하고 진하게 보이는 결절(종양)이 되면 정밀 흉부CT, PET-CT 검사 등을 통해 암 가능성을 평가한다. 폐암이 강력히 의심되는 간유리 결절은 대부분 폐암 1기여서 조기에 수술하면 재발 가능성이 매우 적고 폐 절제범위도 적다.

0.5㎝ 크기의 결절이 1~2㎝ 정도로 커지는 데는 5년 안팎이 걸린다. 다만 사람에 따라, 종양의 악성도(종양세포가 활발히 세포분열해 커지는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흡연은 이런 결절 내 세포들에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 결절의 크기가 커지기 쉬우므로 끊어야 한다.

서울성모병원 폐암센터에 따르면 직경이 1.5㎝ 이상인 간유리 결절에 고형성분이 동반되면 95% 이상이 주변 조직을 침투(침윤)하려는 활동성 암, 1㎝ 이상은 80~90%가 암인 반면 크기가 커지거나 고형성분이 새로이 생기거나 커지면 암일 가능성이 높고 0.6㎝ 미만은 암까지 안 간 단계, 0.6㎝ 이상~1㎝ 미만은 암까지는 갔지만 정기적인 관찰을 필요로 한다.



61세 비흡연 여성 B씨는 친정아버지가 폐암으로 돌아가신 2007년부터 정기적으로 저선량 CT 검사를 받아왔다. 2016년까지 이상 소견이 없다가 지난해 0.8㎝ 정도의 간유리 결절이 발견됐다. 3개월 후 다시 검사해도 크기 변화와 고형성분이 없었지만 다학제팀은 흉강경으로 폐엽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구역절제술)을 결정했다. 조직검사 결과 전형적인 미세침습형 폐암으로 진단됐다. 유전자검사에서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유전자 변이가 확인돼 다른 부위에도 폐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6개월마다 저선량 CT 검사를 받아야 한다.

57세 비흡연 남성 C씨는 저선량 흉부CT에서 1.5㎝ 크기의 간유리 결절이 확인돼 3개월 후 다시 찍어봤지만 크기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결절이 흉막에 인접해 있어 흉강경으로 폐엽 구역절제술을 받았다. 조직검사 결과 암이었다.

문석환 폐암센터장은 “간유리 결절이 폐암 전단계 병변이기는 하지만 3년 이상 크기가 변하지 않으면 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떨어진다”며 “반면 1㎝ 이하 결절도 크기가 커지거나 폐 표면 흉막과 가까운 곳에 있으면 흉막을 뚫고 흉강으로 퍼져 폐암 4기가 될 수 있으므로 조기 치료를 권한다”고 했다. 그는 “림프절 전이가 없는 1기 간유리 음영 폐암은 폐를 크게 자르지 않아도 되고 주변 림프절을 제거할 필요도 없어 환자의 회복이 빠르고 수술 후유증도 매우 적다”고 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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