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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아이들 장난감서 직장인 '애마'로...킥보드가 만드는 도시풍경

<中企시동 걸고 대기업이 판 키워...킥보드 춘추전국시대>

미니모터스·삼천리 등 자체개발 시장 형성

현대기아차 빌트인 타입 전동스쿠터 개발

제주 이어 서울서 공유서비스 '제트' 시작

벤츠·BMW등 글로벌완성차업체도 출사표

현대기아차 전동 스쿠터






당산에 사는 직장인 A씨는 아침마다 9호선을 타고 출근한다. A씨의 회사는 논현동. 신논현역에서 내려 회사까지 킥보드로 이동한다. 신논현역과 논현역 사이는 택시나 버스를 타기에 애매한 거리다. 그렇다고 바쁜 출근 시간에 걸어가는 것도 부담이다. A씨는 킥보드가 보편화되기 전까지만 해도 공유자전거를 주로 이용했다. 하지만 공유킥보드가 확산되면서 ‘애마’를 킥보드로 바꿨다. 신논현역과 논현역 사이를 킥보드로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5분, 금액도 500~1,000원이면 충분하다.

최근 A씨처럼 여가를 넘어 일상생활 속에서도 킥보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배우 김희선씨가 전동킥보드를 운전하는 모습을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가 하면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킥보드를 타고 등장한다. 이렇다 보니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과 모빌리티 업계는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 시장을 잡기 위해 다각도로 투자를 하고 있다. 이 시장은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 마지막 1마일(1.6㎞)의 짧은 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인 전동킥보드·전기자전거 등으로 구성돼 있다.

국내에 전동킥보드가 등장한 것은 지난 2015년으로 미니모터스의 ‘듀얼트론’이었다. 듀얼트론은 양륜구동형 전동킥보드 1세대로 이후 3세대 듀얼트론인 썬더·스파이더·컴팩트 등 다양한 모델로 분화하며 전동킥보드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왔다. 모델에 따라 보급형은 70만원대, 고급형은 300만원까지도 한다. 특히 해외에서 먼저 높은 인기를 끌며 한국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은 듀얼트론 스파이더는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듀얼 전동킥보드라는 점과 최대 3,000W 출력이 가능한 모터, 최대 주행거리 60㎞, 최고속도 25㎞/h 등의 스펙을 자랑한다.

또 다른 주된 플레이어로 꼽히는 인간과디자인은 듀얼트론과 비슷한 시기에 ‘타미솔져X2’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군인처럼 강한 이미지를 강조한 이 제품은 전동킥보드로는 최초로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주최하는 ‘굿디자인 어워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이 제품은 보조배터리를 사용해 갑작스러운 배터리 방전에 대비할 수 있는 설계 등도 호평을 받았다. 인간과디자인은 최근 성능과 디자인을 개선한 몬스타 라인을 추가로 내놓기도 했다. 가격은 200만원대.



퍼스널 모빌리티의 전통 강자인 삼천리자전거는 2017년께 전동킥보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삼천리자전거는 앞 타이어 크기를 기준으로 8인치 제품인 ‘데프트10’ ‘브리츠’와 10인치 제품인 ‘데프트30’ 등 세 가지 제품을 갖추고 있다. 가격대는 49만~75만원으로 시장을 먼저 개척한 중소기업 제품보다 저렴한 편이다. 후발주자에 속하는 삼천리자전거는 제품 가격은 물론 디자인과 안전성, 모터 출력, 안정적인 AS 등에 초점을 맞춰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중견·중소기업들이 전동킥보드를 자체 개발하며 시장을 형성하자 현대·기아자동차와 LG전자(066570) 등 대기업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현대·기아차(000270)는 8월 차에 싣고 다니며 충전하고 사용할 수 있는 ‘빌트인(일체형)’ 타입의 전동스쿠터를 공개했다. 이 스쿠터는 접이식으로 차량 내부에 장착했다가 운행하며 발생하는 전기를 활용해 충전하고 차를 타고는 갈 수 없는 마지막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수단이다. 현대·기아차는 오는 2021년 출시될 신차에 이 전동스쿠터를 선택사양으로 넣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킥보드 시장이 급격히 늘어나자 공유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 시장도 더욱 커지고 있다. 컨설팅 전문회사인 ‘맥킨지앤드컴퍼니’는 미국과 유럽·중국에서 공유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 시장이 2030년 5,000억달러(약 608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에서만 10여개 업체가 1만대 안팎의 전동킥보드를 대여용으로 운영하는 등 국내에서도 도심 지역을 중심으로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 공유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킥고잉’으로 유명한 올룰로는 3,000여대의 전동킥보드를 운영하고 있고 피유엠피(1,000대), 더스윙(760대), 매스아시아(600대), 일레클(150대)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이를 감안해 현대차(005380)는 전동킥보드·전기자전거 공유 서비스인 ‘제트’를 제주도에 이어 서울에서도 선제적으로 80여대를 도입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더 나아가 현대차는 전동킥보드 공유 업체 ‘킥고잉’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올룰로에도 전략투자를 진행하는 등 다각도로 퍼스널 모빌리티 사업을 펼치고 있다. LG전자는 LG이노텍·LG화학에서 부품을 받아 독보적인 센서 기술 등을 접목한 전동킥보드를 개발했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이를 통해 특정 국가나 일부 지역에서 현지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와 기업 간 거래(B2B) 형태의 사업을 펼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도 속속 킥보드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독일의 벤츠·BMW·아우디는 자체 전동킥보드 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고 포드는 전동킥보드 공유 업체 스핀을 인수했다. 이외에도 구글·우버·네이버·쏘카 등은 전동킥보드 공유 사업에 직간접 투자를 하고 있다. 구글과 우버는 지난해 7월 미국 전동킥보드 업체 라임에 투자했으며 네이버가 출자한 ‘TBT펀드’는 전동킥보드 공유 업체 매스아시아에 투자했다.
/이수민·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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