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삼성엔지니어링·삼성물산 컨소시엄이 수주한 말레이시아 정유·석유화학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에 3억8,000만달러 규모의 무역보험을 제공했다. 국내 대기업의 해외 수주를 독려하는 동시에 중소·중견 기자재업체의 동반 진출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무보의 지원 덕에 국내 중소·중견 기자재 기업 100개사는 1,000억 원 가량의 기자재를 납품할 수 있게 됐다.
무보가 대·중소 기업의 해외 진출 확대에 징검다리 역할을 하면서 다양한 지원책을 선보이고 있다. 무보는 기업들이 해외 발주처에 수출금융을 선제적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는데 발주처의 자금조달을 지원해 한국 기업의 수주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지난 9월 태국 국영 석유화학기업인 PTT글로벌케미컬 등 현지 주요 발주처에 국내 기업 참여를 전제로 각각 최대 10억달러의 무역보험을 제공한 것이 대표적이다. 플랜트 산업 특성상 대·중소기업 동반진출 역시 늘어날 것으로 무보는 전망하고 있다.
‘벤더 페어’ 등에 해외 건설사들을 초청해 국내 중소기업과의 만남도 무보는 적극 주선하고 있다. 국내 기자재 업체가 수출을 하려면 해외 건설업체의 벤더로 등록해야 하는데 중소기업이 글로벌 건설사를 만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한 것이다. 이를 통해 국내 중소·중견 기자재업체 30개사가 벤더로 등록했으며 이미 수건의 수출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잠재력이 높은 신남방시장 진출 지원책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올 4월에는 동남아 최대은행인 싱가포르개발은행과 국내 기업의 신남방지역 진출을 위한 공동 금융제공 등을 내용으로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아울러 무보는 베트남 호치민에 이어 지난달 하노이에 지사를 신설하는 등 현지 네트워크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인호 무역보험공사 사장은 “미국, 중국 등에 편중된 현재의 수출구조로는 꾸준한 수출확대와 안정적 경제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국내 기업의 신남방 진출을 도와 수출 시장의 다변화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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