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불야성 옛말...편의점 5곳중 1곳 불끈다

[편의점 4만개시대의 그늘]

최저임금 3년새 시급 1만원 훌쩍

야간수당 더하면 적자폭 감내못해

GS25 등 빅3 심야 미영업비중 18%

선택가능한 이마트24는 80% 육박

불황까지 겹쳐 24시간 포기 속출





“편의점 운영 9년 만에 심야 영업 중단을 결정했습니다. 경쟁사 점포랑 마트 들어와도 버텼는데 최저임금에 주휴수당까지 하면 시급 1만원이 훌쩍 넘어 포기했어요.”

심야에 불을 끄는 편의점이 갈수록 늘고 있다. 유통업계 불황 속에서도 1인 가구 증가에 힘입어 편의점 4만개 시대를 맞이 했지만 최저임금 인상과 경기침체 장기화로 편의점의 상징인 24시간 영업을 포기하는 점포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저임금제를 도입한 지 만 3년 사이 국내 편의점 빅3(GS25·CU·세븐일레븐)의 심야 미영업 비중은 올해 9월 말 기준 평균 18%로 지난 2017년 16%에서 2%포인트 증가했다. CU는 2017년 16%에서 올해 20%로 늘어났고 세븐일레븐도 같은 기간 17%에서 18.4%로 증가했다. 심야 영업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이마트24는 올해 심야 미영업 비중이 78.4%로 80%에 육박하고 있다.

지하철과 병원 등 특수점포의 비중도 감안해야 하지만 순증 점포수를 고려하면 24시 영업을 중단한 매장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영업 중단을 위해 수개월 이상 새벽시간에 적자가 난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수준이다.



편의점 점주들이 24시 영업을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늘어난 인건비와 줄어드는 심야 매출 때문이다.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매장을 찾는 사람이 없어도 최저임금 상승분에 야간수당까지 추가로 들어가는 상황에서 확대되는 적자폭을 감내하기 어려운 점주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한 편의점 점주는 “알바비 충당하려면 심야 시간에 매출 40만원은 찍어야 하는데 보통 10만원 미만으로 나온다”며 “올해 말 재계약 때는 야간 미영업으로 계약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 직격탄에 더해 장기 불황도 점주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편의점은 그동안 경기 악화 속에서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최근 들어 디플레이션 위기까지 언급될 정도로 장기 불황으로 진입하자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편의점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19개 주요 골목상권 업종에 대한 경기전망을 조사한 결과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두 자릿수 대의 급격한 매출 및 순수익 감소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앞으로 심야시간대 영업을 강요할 수 없는 편의점 업계 자율규약 등으로 새벽에 불을 끄는 편의점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전기세 지원과 배분율이 깎여 미영업 전환을 못했던 점주들도 연말 재계약 기간을 맞아 미영업이 가능한 브랜드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 편의점 점주는 “전기세 100% 지원을 받고 24시간 영업을 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 버는 돈은 그전과 똑같다”며 “재계약 때는 심야 미영업을 요구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편의점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에서도 24시간 영업을 포기하는 편의점이 늘고 있다. 최근 일본 세븐일레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약 1만4,500개 점포 중 15%가량인 2,200여곳이 실험적으로 단축 영업을 하거나 단축 영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임금 인상에 따른 실적악화와 장기간 노동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일본 세븐일레븐은 다음 달부터 24시간 영업을 종료하는 점포들을 위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발표하기로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24시간 영업을 원칙으로 점포 수를 확대해 온 편의점 사업 모델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며 “인건비 부담 등에 따라 새로운 형태로 변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