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태국 방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관련해 “오랜 대결과 적대를 해소하는 일이 쉬울리 없다”면서도 “다행히 북미 정상 간 신뢰는 여전하고 대화를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노보텔 방콕 임팩트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2월 하노이 회담과 10월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된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의 불씨가 아직 죽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북미 실무협상과 3차 북미 정상회담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고비로 꼽았다. 문 대통령은 “북미 간의 실무협상과 3차 북미 정상회담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전체 과정에서 가장 중대한 고비가 될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지지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아세안의 지지와 협력으로 많은 진전이 있었다. 비무장지대의 초소를 철수하고 전사자 유해를 발굴하고 있으며, 공동경비구역(JSA)의 완전 비무장화가 이뤄져 판문점에서의 역사적인 남·북·미 정상 간 만남이 성사되고, 트럼프 대통령이 사상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었다”며 “그 어느 때보다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이 필요하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성공적으로 끝날 때까지 계속해서 관심과 지지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마무리발언에서 아세안+3 국가들의 협력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다양한 위기에 공동 대응하는 협력체계를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테러, 기후변화, 재난 등 초국경적 도전 과제들은 특히 인구가 밀집된 아시아에서 큰 위험요인이 되고 있다”며 “아세안은 초국가적 위기 대응을 위해 ‘2018-2022 아세안+3 워크플랜’을 마련했고, 한국도 적극 참여했다. 매년 성과를 점검하고 개선하여 실효성을 높여나가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인재 양성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시아의 인재 양성은 미래의 희망을 길러내는 일”이라며 “아세안+3 인재교류 사업인 ‘에임스(AIMS) 프로그램’ 참여 대학을 올해 두 배로 확대했고, 내년부터는 아세안 직업훈련교사와 학생들을 초청하여 ‘기술직업교육훈련(TVET)’을 실시하는 등 인재 양성 협력의 폭을 더욱 넓히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정부가 추진하는 신남방정책 등을 통해 동아시아의 역내 평화와 번영을 목표로 연계성을 강화하겠다고도 설명했다.
/방콕=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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