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가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토론회를 열고 중소벤처기업 지원과 ‘유니콘 기업’(시가총액 1조원 이상) 육성을 위한 모험자본 공급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성장지원펀드를 내년까지 8조원 규모로 확대하는 등 다양한 혁신안을 통해 유니콘 기업을 20개 이상 육성하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토론회에서 “국가경제자문회의가 문재인 정부의 혁신경제를 구체화하고 기업과의 가교 역할을 했다”며 “노력의 결과로 2016년 2개에 불과했던 유니콘 기업은 2년 만에 9개로 늘었다”고 평가했다. 이 원내대표는 “유니콘 기업 규모는 미국과 중국에 비해 많이 부족한 게 사실이고, 한국 벤처기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하는 데 있어 국내 자본보다 외국계 자본이 더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는 비판이 있는데, 뼈아픈 지적”이라고 언급했다.
김진표 자문회의 의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성장동력은 기술혁신형 중소벤처기업”이라면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금융산업은 지나치게 안정성 위주로, 이래서는 벤처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없다”며 금융 혁신을 주문했다. 국회 정무위원장인 민병두 의원도 “기존 대기업이 4차 산업혁명 시기에 A부터 Z까지 할 수가 없기에,중소벤처기업을 키워나가야 한다”며 “모험자본의 역할이 커져야만 새로운 성장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재정·은행 등 민간자금을 중심으로 2020년까지 총 8조원의 모험자본을 조성, 혁신기업의 ‘스케일업’(Scale-up·규모 확대)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중소벤처기업부 등 정부 측은 금융 패러다임을 혁신기업·미래성장성·자본시장 중심으로 전환해 기술금융 및 동산담보대출을 활성화하고, 핀테크 유망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예비 유니콘 기업 특별보증제도’ 확대를 통해 유니콘 기업을 20개 이상 육성하고, 크라우드 펀딩 이용을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김진표 의장은 토론회 후 브리핑에서 “우리나라 창업벤처의 석·박사 비율이 5%가 안된다는 데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며 “최고의 엔지니어들이 삼성전자에 안주하지 않고 창업을 선택하게 되면 제2의 창업 열풍이 올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다”고 전했다. 또 “일본의 경제침략을 계기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같이 협력해 기술을 개발 하고 사업화를 유도하기 위한 2조1천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는데, 신청한 1천600개의 기업 중 400∼500개가 좋은 기업이라고 하더라”면서 “세계적 히든챔피언을 키워낼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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