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약 일주일 앞두고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이 다음 주 방한한다.
에스퍼 장관의 방한은 취임 직후인 지난 8월 8∼9일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로, 미 국방부는 방한 기간 지소미아 문제를 논의한다고 확인했다.
이번 방한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기도 해서 그가 방한 기간 제시할 ‘동맹 청구서’가 주목된다.
미 국방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에스퍼 장관이 한국과 태국, 필리핀, 베트남을 방문하기 위해 오는 13일 출발한다고 밝혔다. 첫 방문국인 한국에는 14일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에스퍼 장관이 방한 기간 제51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 참석, 카운터파트 및 그 외 한국 당국자들을 만나 동맹 문제를 논의하는 동시에 한반도 및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및 안정에 상호 중요한 현안들에 대응하는 양자간 방위 협력을 향상하기 위한 의지를 재확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제51차 SCM은 오는 15일 서울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져 이를 계기로 한미 국방장관 회담 개최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와 관련, 조너선 호프먼 미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다음주 우리가 한국에 있을 때 그것(지소미아)이 우리 대화의 일부가 될 것임을 사실상 장담할 수 있다”며 지소미아 문제를 방한 기간 주요 의제로 적시한 뒤 “그것은 우리가 해결되기를 보고 싶은 것”이라며 지소미아 유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지소미아 유지가 “우리 모두가 역내에서 가장 큰 위협인 북한의 활동, 그리고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중국의 시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호프먼 대변인은 “낙관적”이라며 지소미아 문제 해결을 계속 추진하겠다면서도 한국 정부에 대한 재고 요청 등의 직접적 표현은 하지 않았다.
에스퍼 장관의 이번 방한은 연례 회의체인 SCM 참석 및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 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 것이나, 지소미아 및 방위비 분담금 등 첨예한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이뤄져 그의 방한 기간 메시지에 초미의 관심이 쏠린다.
특히 스틸웰 차관보와 제임스 드하트 미국 방위비분담협상 대표, 키이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안보·환경담당 차관에 이어 미 국방·외교·안보 책임자들이 잇따라 출동, 지소미아 문제와 방위비, 인도태평양 전략 동참 등의 이슈를 놓고 ‘올코트 프레싱’에 나서는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다.
앞서 에스퍼 장관은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직후인 지난 8월 29일 한일 갈등 양상과 관련, 한일 양국에 대한 실망을 공개적으로 표현하며 북한과 중국의 위협 등에 대한 한미일간 효과적 대응을 위한 지소미아 연장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방위비 분담과 관련, 에스퍼 장관은 한국에 특정한 공개 발언을 하지는 않았지만 지난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을 향해 무임승차론까지 거론하며 방위비 분담을 압박하는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동맹국들의 방위비 분담 확대를 촉구해왔다.
호프먼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을 ‘우리가 우선시하는 전구(戰區)’라고 표현하며 에스퍼 장관이 순방 기간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비전을 공유하는 많은 역내 동맹 및 파트너들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번 순방 기간 남중국해 군사화 및 중국의 약탈적 상업·경제적 행위들과 같은 공통의 도전 과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호프먼 대변인은 전했다.
호프먼 대변인은 “이번 순방은 규칙에 기반한 역내 국제 질서를 약화하는 중국의 시도에 대한 국방부의 우려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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