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거부 운동이 장기화되며 국내 항공사들은 대체 노선으로 중국과 대만을 선택했다. 그 중에서도 항공사들은 비교적 이동거리가 짧고 여행 수요가 많은 대만 타이베이에 이어 가오슝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항공사들의 단거리 노선 공급과잉을 해결해야 수익성을 낼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020560)은 지난달 27일부터 ‘인천-가오슝’ 노선을 정기노선으로 전환해 주 7회 운항을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지난 달 제주항공(089590), 이스타항공 등 국내 3개 저가항공사(CC)들이 주 4~7회 가오슝 노선을 신규로 취항했다. 에어부산(298690)은 지난 8월 ‘부산-가오슝’ 노선을 주 7회에서 9회로 증편한 데 이어 오는 13일부터 ‘인천-가오슝’ 노선을 새롭게 운항할 예정이다.
국내 항공사들이 잇따라 ‘한국-가오슝’ 노선을 새롭게 확충하는 것은 실적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기존에 항공사들은 일본 노선의 이동 시간이 가까울 뿐 아니라 수요도 많아 ‘알짜’ 노선으로 분류했다. 하나의 비행기로 하루에도 여러 번 운항이 가능해 그만큼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일 갈등이 심화로 일본 여행마저 ‘불매’하자 항공사들은 일본 노선을 일부 축소하고, 유휴 인력과 비행기를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대만 가오슝은 이동 시간이 3시간으로 짧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 도시는 좁고 긴 석호 어귀에 발달한 무역항구 도시로 오래된 역사와 현대적인 감각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또한 대만 3대 야시장 중 하나로 꼽히는 리우허 야시장이 있을 뿐 아니라 화려한 사원들이 몰려 있는 연지담, 대만 불교의 본산인 불광산사 등의 관광이 가능해 여행 수요가 꾸준하다. 국내 항공사들이 이미 선점한 타이베이 노선과는 달리 직항노선이 없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기존에는 가오슝을 가기 위해서는 타이베이에서 자동차나 기차, 국내선 등으로 이동해야 하는 등 불편함이 있었다”며 “다른 동남아 지역은 4~5시간의 이동 시간이 걸리는 데 비해 대만은 비행시간이 짧아 비교적 비행기 회전율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만 가오슝 노선의 신규취항이 급속도로 늘어남에 따라 공급 과잉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들이 일본 노선의 대체노선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신규 여행지를 개발해 노선을 확보, 단거리 노선 공급과잉을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벌써 여행 수요를 잡기 위해 앞다퉈 항공권 할인 경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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