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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뛰기 연습만 7개월… 완주 결국 해냈죠”

'웨어러블 글래스 쓰고 마라톤 도전' 시각장애 한동호 선수

가이드러너 없이 풀코스 도전

4시간27분38초에 결승선 끊어

웰컴저축은행·KAIST 등 지원

"모든 시각장애인에 도움되길"

“가이드러너 없이 웨어러블 글래스를 쓰고 42.195㎞를 뛰었습니다. 저로 인해 이 기술이 더 발전해 모든 시각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남의 도움 없이 홀로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시각장애인 마라토너 한동호 선수는 21일 서울 마포구 인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10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국제마라톤에서 가이드러너 없이 마라톤 풀코스를 4시간 27분 38초 만에 완주했다.

한 선수는 대학 재학 시절 레버씨 시신경 위축증을 앓고 시력을 잃은 후 운동선수로서 새 삶을 시작했다. 국가대표 수영선수에 발탁되는 등 운동에 매달린 그는 올해부터 마라톤을 새로운 도전과제로 삼았다. 하지만 가이드러너의 도움을 받기는 싫었다. 대신 혼자 마라톤을 뛰기 위해 웰컴저축은행이 더크림유니언, 이병주 KAIST 교수와 공동 개발한 ‘웰컴드림글래스’의 힘을 빌렸다. 웰컴드림글래스는 시각장애인 마라토너가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달릴 수 있게 도와주는 세계 최초의 웨어러블 기기로 얼굴에 쓰는 ‘글래스’, 등에 메는 ‘바디슈트’, 가슴에 메는 ‘3D캠’으로 구성된다.

기기 개발을 주도적으로 맡은 이재기 더크림유니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설명에 따르면 웰컴드림글래스는 1~5㎝ 오차 범위의 초정밀 위치정보시스템(GPS) 기술을 활용했다. 이는 바디슈트에 내장돼 있어 실시간으로 선수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3D캠이 자전거나 사람 등 주변 장애물 정보를 정밀하게 수집한다. 이렇게 수집된 모든 데이터가 현지 통신망을 통해 클라우드 서버로 전달되고 장애물에 대한 정보, 동선 지시, 노면 상태, 코스 정보 등이 다시 글래스를 통해 다양한 청각신호로 변환돼 선수를 안내한다. 청각신호는 경기 중 선수가 심리적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호루라기 같은 소리 대신 ‘도·레·미’ 같은 음으로 구현됐고 직진 구간인지, 경로 이탈인지 등 상황에 따라 다른 음이 들리게 했다. 또 1만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한 다양한 응원 메시지도 실시간 전달됐다.

아울러 경기 전에 그리스 아테네에서 마라톤 전 구간을 약 5주에 걸쳐 3차원(3D) 시뮬레이션 지도로 구현해 한 선수가 사전에 시뮬레이션 훈련을 할 수 있게 했다. 한 선수는 “3D 매핑이 된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약 7개월 정도 가상의 훈련을 받으면서 마라톤 준비를 했다”면서 “이때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전에서 기기가 얼마나 달렸고, 또 얼마나 더 달려야 하는지 페이스 조절에 대해 알려주기 때문에 완주하는 데 무리는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한 선수의 이번 도전은 웰컴저축은행의 ‘꿈테크 프로젝트’를 통해 진행됐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대웅 웰컴저축은행 대표는 “한 선수와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백주원기자 jwpaik@sedaily.com

김대웅(왼쪽) 웰컴저축은행 대표과 시각장애인 마라토너 한동호 선수가 21일 서울 마포구 인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웰컴저축은행




시각장애인 마라토너 한동호 선수가 착용했던 웰컴드림글래스와 바디슈트·3D캠. /백주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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