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000270)의 신용등급이 한 단계씩 하향 조정됐다. 글로벌 수요 부진과 SUV·전기차 판매경쟁 심화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 이유다.
25일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차(005380)의 신용등급을 ‘A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기아차의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각각 내렸다. 구조적 측면에서 수익창출력이 약화된 점과 글로벌 시장 수요 부진, 산업 패러다임 변화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반영했다.
지난해 기준 현대·기아차의 영업이익은 해외시장 판매 호조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2년 이후 약 20~30% 수준까지 떨어졌다. 신차 출시와 SUV비중 확대, 환율 등에 힘입어 올해 2·4분기까지 수익성 개선세가 나타났으나 3·4분기 들어 세타II GDI엔진 관련 품질비용이 인식되면서 재차 하락했다.
글로벌 시장의 수요 부진이 지속되면서 국내외 시장 경쟁도 심화됐다. 가장 큰 완성차 시장인 중국에서 판매가 부진하면서 현금흐름과 부품사 수직계열화에 기반한 원가경쟁력이 악화됐다. 이와 함께 차량공유 확대와 무역분쟁 등 정치·경제 불확실성도 더해져 단기간 내 수요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연초 현대·기아차가 발표한 미래기술 개발 관련 중장기 투자규모 확대 계획 역시 성과가 불확실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동화, 자율주행 등 산업 패러다임의 급속한 변화와 강화된 환경규제 아래서 내연기관 차량 시장에서의 수익창출력이나 시장지위를 상회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신평은 “수익성이 약화된 상황에서 투자부담 증가로 현금 흐름상 자금부족이 지속될 수 있는 점은 재무구조 측면의 부담요인으로도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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