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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S.E.S 슈, 논란 이후 첫 인터뷰... 멈추고 바라본 것들

“도박과 사람은 정말 무섭다...”

“애들이 없었다면 다 무너졌을 것 같아요”

“다시 시작하는 것이 두렵고 무서워요”

S.E.S. 출신 가수 슈(유수영)가 도박 논란 이후 심경을 고백했다. 최근 서울 장충동 모처에서 기자와 만난 슈는 “세 아이의 엄마로서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해외 상습도박 혐의로 물의를 빚은 슈는 “실망하셨을 팬들과 대중들에게 다시 한번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렇게 사건이 커지고 나서...제 자신에 대해 생각을 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아이들이 없었다면 다 무너졌을 것 같아요. 세 아이들을 보면서 ‘다시 일어나야지’ 란 생각을 했어요. 무게감도 남들보다 3배고, 기쁨도 3배죠. 엄마라는 자리가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제가 다시 한번 힘을 낼 수 있는 목표를 갖게 해줬어요. ”

S.E.S. 출신 가수 슈(유수영)는 “세 아이의 엄마로서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슈는 1997년 그룹 SES로 데뷔해 ‘아임 유어 걸’, ‘너를 사랑해’, ‘드림스 컴 트루’ 등 히트곡을 연달아 발표하며, 국민요정으로 사랑 받아왔다. 이번 사건은 슈 인생의 가장 큰 시련이다. 본인 스스로도 “너무 충격적이다”고 표현했다. 무엇보다 “제가 잘못된 판단을 했지만 정을 주고 믿었던 애한테 당하니까 그게 더 화가 나고, 진짜 사람은 내 맘 같지 않구나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사건이 터지고 나서 슈는 며칠간 음식 자체를 거부 할 정도로 식욕이 없었다고 했다. 예전부터 있었던 불면증은 사건 이후 더욱 심해졌다. 밥은 끊고 쓴 커피만 계속 마시면서 살다 영양실조에 걸려서 쓰러지기도 했다.

‘정’이 많아 사람에게 쉽게 마음의 문을 연다는 슈는 “이유가 어찌 됐든 제가 잘못한 일이다. 제가 ‘정’을 주고 사람을 만난 게 잘못이었다. 다시는 그렇게 하지 말아야죠.”라며 씁쓸한 마음을 전했다.

슈는 이번 사건으로 “도박과 사람은 정말 무섭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했다. “아무리 작은 돈을 걸고 하더라도 돈을 걸고 하는 내기는 절대 안 하는 게 좋다”는 말과 함께 “주변에 좋은 사람이 있으면 좋은 에너지를 받고, 나쁜 사람이 많으면 나쁜 에너지를 받을 수 밖에 없다”며 좋은 사람을 곁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동안 사람들도 만나지 않고 집 안에서 갇혀 지냈다. 가족들과 가족 같은 친한 언니만 만날 정도로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지냈다고 한다. 고민과 걱정속에 하루가 너무 허무하게 지나가는 날이 계속 됐다. 그러다 아이들을 보고 용기를 냈다. 슈와 임효성은 2010년 결혼해 슬하에 1남 2녀를 뒀다. 아이들에게도 애써 강하려고만 하지 않았다. “엄마도 가끔은 실수 할 수도 있다고. 저도 ‘엄마’라는 걸 처음 경험해봤다.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서 실수도 하지만 못 챙겨줘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슈는 딸의 입장에서, 늘 자신을 걱정하는 엄마에 대해서도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항상 딸 생각 밖에 없다는 슈의 엄마는 ‘다시 잘 될 거야’라는 말을 주문처럼 들려주신다고 했다. 슈는 “차라리 화를 내면 덜할 텐데, 화도 안 내고 다 이해해주셔서 더 미안한 마음이 커요. 엄마는 사람은 그럴 수 있다고 말해주셨거든요...”

그렇게 천천히, 이전보다 더 단단하게 자신의 마음을 다 잡아가고 있는 슈. 고민과 걱정 속에 잠들지 못하는 그에게 유일한 낙이 있다면 ‘찜찔방’이다. 걱정 속에 생각이 많아지거나 잠들지 못하는 밤이 이어질 때면 무조건 찜찔방으로 간다고 했다. 아이 아빠와 아이들과 함께 찜질방을 갈 때면 조금이나마 고민의 무게감이 가벼워진단다.

사건이 터지고 난 뒤, 그는 “정말 평범한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하지만 “평범함은 절대 나에게 있지 않더라”는 깨달음이 돌아왔다. 흔들리는 정신을 애써 바로잡고자 노력했던 그는 “그동안 정신을 단단하게 세워왔다고 생각하는데 힘이 드네요”라고 심경을 전했다.

“저희 일이란 게 진짜 외로운 직업이죠. 남들이 봤을 때 연예인은 화려하고 잘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누구한테 내 속사정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없어요. 진짜 이미지라는 게 중요한 직업이잖아요. 사람들을 잘 안 믿게 되는 점도 큰 것 같아요. 연극이든 가수든 작업할 때면 내 영혼을 담아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감수성도 풍부하고, 누구를 만났을 때 ‘정’ 이 더 많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점에서 더 쉽게 상처를 받죠.“

세 아이의 엄마는 그 누구보다 강했다. 슈는 “엄마가 되면 진정한 배우가 된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S.E.S. 출신 가수 슈(유수영)는 “세 아이의 엄마로서, 쓰러지지 않는 챔피언이 되고 싶다”는 꿈을 전했다.


“제 모습이요? 제 모습이 카멜레온처럼 바뀌어서 제 진짜 모습을 저도 잘 모르겠어요. 문턱 하나 들어갔는데, 갑자기 엄마가 됐다, 갑자기 여자가 됐다, 갑자기 커리어우먼이 되지 않나. 바로 바로 바뀌는 진정한 배우처럼 말이죠. 엄마의 컨디션이 좋아야 아이들한테 좋은 영향이 가는 것 같아요. 전 절대 평범한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걸 인정하고 나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에 대해 많은 시간 고민했어요.”

인터뷰 중 S.E.S 멤버들과 팬들의 이야기가 나오자, 슈는 “너무 죄송하고 수 만번 죄송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진짜 그동안 말없이 멍하니 있을 때도 많았지만, 멤버들이 많이 도와주려고 하고 응원을 해줘서 다시 일어선거예요. 멤버들에게 너무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커요.”

최근 논란 이후 1년 2개월여만에 일본을 무대로 솔로앨범을 발매하며 컴백 소식을 전했던 슈는 곧 ‘잠정적 연기’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컨디션 불량’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좀 더 자숙의 시간을 갖고자 하는 이유도 있었다.

“음원도 다 만들고 했는데, 앨범 발매를 한 시기에 몸이 안 좋았고, 지금 이 시기에 일본 간 것에 대해 조심스러워했는데, 먼저 기사로 나가버려서 당황하기도 했어요. 일본 활동건은 차차 좋은 기회가 있으면 다시 말씀 드릴게요.”

슈는 이제 세상을 향해 걸어가려고 한다. 제주도와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등에서 마음이 우러나서 하는 아이들을 돌보는 봉사활동도 계속 이어오고 있다. 재판부가 선고한 사회봉사 80시간과는 별도로 이루어지는 봉사활동이다. 최근엔 문화예술 큐레이터 프로젝트를 맡아서 예술인들이 조금 더 대중과 거리를 좁힐 수 있는 운동에 동참하고자 한다. 도박 근절 캠페인 제안이 들어온다면, 한 순간의 실수로 잘못된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작은 힘이 되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마지막으로 슈는 “쓰러지지 않는 챔피언이 되고 싶다”는 꿈도 조심스럽게 밝혔다. “실망이 크셨겠지만, 응원 아닌 응원을 해주신다면 큰 힘이 될 것 같다”는 말과 함께.

“2020년엔 많은 기회들이 왔으면 좋겠어요. 그 기회들을 잘 선택하는 챔피언, 절대 쓰러지지 않는 챔피언이 되고 싶어요. 살면서 기회는 많이 오지 않잖아요. 그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게 항상 준비를 해 놔야 하겠죠. 저만의 숙제가 많은 것 같아요. 몸이든 마음이든...다치는 일 없이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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