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부산대학교, 한국생산기술원, 팬스타그룹 등과 손잡고 ‘수소 생산’에 집중한다. 북한과 러시아에서 채취한 석탄을 이용해 현지에서 수소를 생산한 뒤 해상으로 운반하는 사업으로, 시는 이를 통해 수소 생산 도시로서의 입지를 다질 계획이다.
국내 지방자치단체에서 수소차, 연료전지 등 ‘수소 활용’에 방점을 찍은 수소 경제 비전을 추진하고 있는 데 반해 부산시는 ‘생산·저장 부문’의 기술과 인프라 구축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시는 오는 4일 시청 국제회의장에서 수소산업 관련 연구기관과 기업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남·북·러 경협 수소생산·운송 프로젝트’ 업무협약을 체결한다고 3일 밝혔다. 협약식에는 오거돈 부산시장, 전호환 부산대 총장, 이성일 한국생산기술원 원장, 김현겸 팬스타그룹 회장, 신정식 한국남부발전 사장, 김진균 고등기술연구원 원장,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 소장, 김병진 부산산업과학혁신원 원장, 윤재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소장 등 9명이 참석한다.
이 프로젝트는 부산시가 신북방정책의 하나로 추진하는 것으로 북한과 러시아 등 신북방지역에 풍부하게 매장된 저렴한 원료인 갈탄을 활용해 현지에서 수소를 생산하고 액화한 뒤 해상으로 부산까지 운송해 국내외에 수소를 공급하는 사업이다. 이렇게 되면 부산이 국내와 세계 수소 시장을 선점하는 것은 물론 소재, 기계 등 전후방 연관산업이 발달해 새로운 산업생태계가 구축될 것으로 부산시는 전망했다.
부산시는 “세계적으로 수소산업은 기술경쟁이 치열하고 국내 많은 지자체에서도 수소경제 관련 비전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지만 대부분 수소차, 연료전지 등 활용 부문에 집중할 뿐 생산·저장 부문의 기술 및 인프라 구축에 대한 고민은 부족한 실정”이라며 “이번 협약은 동북아 최대 환적항만의 입지를 지닌 부산이 국내외 수소공급의 대동맥 역할을 하겠다는 비전을 대내외적으로 밝혔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협약에 따라 석탄 가스화와 수소 운송·저장 기술실증 전반은 부산대가 총괄하고 석탄 가스화 기반의 수소생산 기술 고도화와 실증사업은 이미 관련 기초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고등기술연구원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추진한다. 고순도 수소 정제와 후처리 공정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맡고 한국남부발전은 공정 중 배출되는 탄소를 포집하고 활용하는 등의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 협력과 생산된 수소 활용 발전용 연료전지 실증을 추진한다.
핵심기술 개발과 실증을 토대로 한 산업화 추진 단계에서는 팬스타 그룹 주도로 지역기업들이 참여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민간 주도로 남·북·러 경협 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며 남북협력방안 자문은 북한자원연구소가 담당한다. 특히 북한 나선지역에 수소생산 플랜트를 구축하게 된다면 북한 에너지 인프라 확립에 도움을 주며 장기적으로 통일비용 부담 경감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동북아 최대 환적항만으로서 최적의 입지를 가진 부산이 수소 벙커링 사업과 국내외 수소공급의 대동맥 역할을 하겠다는 비전을 공표한 것”이라며 “특히 나선지역에 수소생산 플랜트를 구축하면 북한 석탄 사업과 관련한 남북 협력은 물론 통일비용 경감 효과 등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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