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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석 나눠먹기 야합'에...누더기된 선거법

與 뺀 '3+1' 선거법 합의

'원안 상정' 압박에 협상 재가동

군소정당 이익 마지노선 제시

연동형·석패율·이중등록제 등

민주당 "석패율제 재고" 거절

복잡한 방정식에 개혁은 실종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야 3당 선거법 합의문을 읽고 있다. 정동영(왼쪽부터) 민주평화당 대표, 손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유성엽 대안신당 창당준비위원장./연합뉴스




18일 ‘3+1(바른미래당 당권파와 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 협의체’는 선거법 개정안과 관련해 △지역구 250석, 비례대표 50석 △연동형 비례대표 상한 30석, 연동률 50%(21대 총선 한정) △석패율제도 도입 등의 합의안을 내놓았다. 이날 3+1 협의체가 합의한 선거법 개정안은 각 당의 이익 마지노선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석패율제 재고를 요청한다”며 이 안마저 거절하면서 4+1협의체는 더 크게 쪼개질 위기다.

4+1 협의체는 지난 10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제외하고 내년도 예산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만큼 대오가 튼튼했다. 선거법을 통한 의석수 확보라는 공통의 이해관계로 똘똘 뭉쳤다. 하지만 예산안이 통과된 지 3일 만에 4+1 협의체가 쪼개지고 별도의 안이 만들어졌다.

문제는 논의가 4+1에서 협상결렬, 다시 3+1로 오는 길의 막바지에서 각 정당이 철저하게 이익을 드러냈다는 점이다. 고착화한 지역구 구도를 타파하고 참신한 인재와 전문가를 영입해 국회를 선진화하겠다는 명분은 사라진 채 선거법이 ‘의석 나눠 먹기’가 됐다.

각 당은 13일 민낯을 드러냈다. 4+1 협의체에서 민주당은 비례대표 50석 가운데 정당득표율로 차지하는 연동형 비례대표 의석의 상한을 30석(cap)으로 묶으려 하자 정의당 등이 크게 반발하며 맞섰다. 민주당은 “끝까지 반대하면 선거법 원안(지역구 225석, 비례대표 75석, 연동률 50%)을 상정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대기업이 중소기업 단가 후려치기 하듯이 한다”며 비판했다.

특히 민주당이 원안 상정을 말하자 한국당은 “원안 상정 후 무기명 투표 때는 참여하겠다”며 선거법 테이블에 발을 올렸다. 정작 원안을 상정한 정의당의 심 대표는 “기득권 양당이 소수당에 끝없이 양보를 요구한다”며 반발했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자기부정을 하는 코미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국당의 역공에 4+1 협의체는 전날 3일 만에 회동을 열고 협공에 나섰다. 17일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와 김관영 전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조배숙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유성엽 대안신당 창당준비위원장이 국회에서 밤늦게 회동했지만 협상은 결렬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선거법 협상을 앞두고 정동영(왼쪽부터)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유성엽 대안신당 창당준비위원장이 18일 국회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연합뉴스


이번에는 선거에서 떨어진 의원을 비례대표로 구제할 방법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다. 민주당은 후보자가 지역구와 비례대표에 동시에 등록하는 ‘이중등록제’를, 정의당과 바른미래당 등은 지역구에서 근소한 표 차이로 진 후보자를 권역별로 나눠 구제하는 석패율제도를 고수했다. 이중등록제는 등록하면 큰 표 차이로 패해도 비례대표로 구제할 수 있다. 사실상 이중 공천의 효과가 있어 중진들에게 험지 출마를 제안하기 좋다. 석패율제는 아깝게 진 후보자만 비례대표 후보가 된다. 지역구 출마자가 적고 핵심지역을 공략하는 군소정당에 유리하다. 석패율제를 고수하자 민주당은 판을 또 깼다.

이날 3+1 협의체의 합의안은 이 같은 흐름에서 나왔다.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4+1에서 민주당을 뺀 3+1로 변해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담은 것이다. 이제 3+1 협의체가 각 당의 이해관계를 담아 민주당에 합의를 요구하는 사실상 1+1(민주당+군소정당)의 구도가 형성됐다. 이 과정에서 원안도 복잡했던 선거법 개정안은 이제 지역구 250석, 비례대표 50석, 연동률이 적용되는 비례의석 30석, 연동률 50%에 석패율제가 될지 이중등록제가 될지도 모르는 복잡한 방정식이 됐다. 여당의 한 의원은 “내가 계산을 해봐도 모를 정도로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모두가 제1 야당은 빠진 채 이뤄졌다.

결국 민주당은 3+1의 합의안에 대해 “석패율제를 재고하고 민생법안부터 넘기자”는 역제안을 했다. 밥그릇 싸움을 그만하고 민생법안부터 처리하는 모습으로 민심을 다잡자는 의도다. 3+1이 이를 거절하면 “민생보다 선거법을 우선한다”는 딜레마에 빠진다. 의총에 참가한 여당 의원은 “선거법 협상은 명분도 실리도 잃었다”며 “집권당으로 민생법안부터 처리해 국정수행에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구경우·하정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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