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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이탈 유통 빅3, 새선장 앞세워 사생결단

■3사3색 新생존전략

롯데·신세계·현대百 쇄신인사 단행

내년 고객 되찾을 신사업발굴 가속

롯데, 핵심점포 프리미엄화 청사진

신세계, 시코르매장 10곳 추가 오픈

현대, 아울렛 강화…10년내 4곳 더





2020년 주요 유통업체 대표로 새 인물이 발탁되면서 각사의 생존 전략에 변화가 예고됐다.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에 이어 롯데백화점 수장도 뉴페이스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커머스의 공세에 맞대응하기 위한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각자도생 체제가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정부 규제로 신규 출점에 제동이 걸린 탓에 수익성이 낮은 사업은 정리하면서 신사업을 발굴해야 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남았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는 19일 롯데그룹의 지주·계열사 이사회에서 최고경영자(CEO), 임원 인사가 발표되면 국내 주요 백화점 3사의 수장이 내년을 기점으로 모두 바뀐다. 현재 황범석 롯데홈쇼핑 상품본부장이 롯데백화점 신임 대표로 내정됐다. 앞선 인사에서는 김형종 한섬 대표가 현대백화점 대표로 선임, 차정호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는 신세계백화점 대표가 이동했다. 이처럼 유통업체가 대대적인 쇄신인사를 단행한 것은 소비자가 이커머스로 대거 이탈하면서 오프라인 유통업체를 둘러싼 경고음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격 보다는 수성=세 명의 신임 대표의 공통과제는 이커머스의 공세에 밀리지 않는 혁신적인 사업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다. 외부환경은 녹록지 않다. 내년부터 출점을 앞둔 대규모점포는 지역 상권에 위치한 사실상 모든 업종을 대상으로 상권영향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에 유통업체는 공격적인 ‘출점’ 대신 기존점 ‘수성’에 나설 전망이다.

올해 백화점, 아울렛을 통틀어 총 5개 점포를 폐점한 롯데는 점포별 차별화 요소를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본점, 잠실점 등 핵심 점포는 ‘프리미엄화’를 추진한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리빙관 리뉴얼을 올 하반기에 마무리했으며 내년 10월에는 지하 식품관 개편도 예정돼 있다. 또 중소형 점포는 문화, 식음료(F&B) 등 다양한 경험요소를 통해 테마형 전문관으로 거듭난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신세계백화점은 ‘지역 1등’ 전략을 지속 추진한다. 2021년에는 대전에 사이언스 컴플레스를 오픈하며 현재 지역 1등인 갤러리아 타임월드에 도전장을 내민다. 내년에는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 매장 10개를 추가로 오픈해 40개로 확장한다.



현대백화점은 아울렛 사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짰다. 현재 6개 아울렛 매장을 2030년까지 10개로 늘릴 계획으로 내년에는 프리미엄 아울렛 대전점과 남양주점이 오픈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프리미엄 아울렛을 두 개를 새로 열면서 내년에는 총 4개의 프리미엄 아울렛과 4개의 시티형 아울렛을 운영하게 된다”면서 “가성비 높은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에 부응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편안한 쇼핑과 함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사상 첫 외부 인사 수혈이라는 강수를 둔 이마트는 실적이 부진한 사업부터 손을 댄다. 노브랜드, 일렉트로마트 등 주요 사업은 키우고 부츠, 삐에로쑈핑 등 실적이 부진한 사업은 순차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골자다. 이마트 점포도 예외는 아니다. 실제로 광주 이마트 상무점은 임대차 계약기간을 남기고 이날 오후 5시 폐점했다. 이마트는 2000년대 초반 20년 단위로 임대차 계약을 맺어 계약 기간이 끝나는 내년께 폐점하는 점포가 쏟아져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커머스 공세에 맞서라”…신사업모델 제시 과제=전통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인사 태풍’을 촉발한 이커머스의 공세에도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롯데는 내년 상반기 중 주요 유통 계열사를 통합한 애플리케이션 ‘롯데ON’을 정식 론칭한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상품을 제안하는 서비스로 편의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이커머스 업체인 티몬을 인수하는 방안도 물밑 협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빅딜이 성사될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신세계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3호점을 오는 20일부터 본격 가동하며 올해 출범한 온라인통합법인 SSG닷컴을 지원사격한다.

현대백화점은 통합 온라인몰을 꾸리는 롯데와 신세계와는 다른 노선을 택했다. 식품, 패션 등 카테고리별 온라인몰을 키우며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계산이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2025년까지 식품몰 매출 2,160억원, 패션몰 660억원대로 육성할 계획을 성립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시장 구조 재편에 사활을 걸고 나섰지만 판도를 뒤엎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올해 이베이코리아에 이어 11번가도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이미 이커머스는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임 대표의 의지보다도 중요한 것이 시장의 흐름”이라면서 “이미 소비자들이 오프라인에서의 소비를 줄이고 있고 이커머스 역시 각자의 채널 경쟁력을 갖추면서 앞서 나가고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단기간에 이커머스를 따라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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