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펭수 섭외하려면 두달걸려요" 정부부처 '펭수쟁탈전'

펭수 출연 복지·외교부 정책홍보 영상

조회수 146만회 넘기며 '폭발적 인기'

'섭외경쟁' 불붙어 최소 두달 기다려야

짝퉁 '펑수' 만든 인사혁신처 표절 논란

자이언트 펭TV에 올라온 ‘세상에 나쁜 펭귄은 없다’ 영상 갈무리화면.




절대 감기지 않는 눈과 언제나 같은 표정의 ‘국민 펭귄’ 펭수가 이상행동을 보인다. 말수가 줄어들고 감정 표현을 잘 하지 않는다. 디저트까지 챙겨 먹던 펭수가 갑자기 기분이 나빠지며 식사마저 거부하고 나섰다. 펭수에게 무슨 일이 생긴걸까 의아해하던 중에 전문가들이 나와 “펭수는 ‘번아웃 키즈(학업 스트레스 등으로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무기력 증상)’와 유사한 상태로 에너지가 떨어지고 소진된 상태”라며 “지속적인 교감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보건복지부가 정신건강 증진과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펭수와 손잡고 만든 동영상 ‘세상에 나쁜 펭귄은 없다’ 편의 내용이다.

‘국민 펭귄’ 펭수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너도나도 펭수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통업계는 물론 정부 부처에서도 펭수 섭외 경쟁을 벌이는 와중에 구독자 100만명을 돌파한 유명 펭귄 펭수가 보건복지부 공식 유튜브에 등장해 정부 부처 공무원들의 부러움을 샀다. 지난달 15일 유튜브 자이언트 펭TV에 올라온 이 영상은 복지부가 정책 홍보용으로 함께 만든 작품으로 조회 수 146만회를 넘기며 업로드 된 영상 중 6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펭수가 해외 진출을 준비하기 위해 외교부를 방문한 영상에는 강경화 장관까지 등장했다. 외교부 청사 앞에서 만난 강 장관에게 펭수는 “여기 ‘대빵’ 어디 있어요?”라고 물어 강 장관을 당황하게 했다. 인사 각도를 지적하는 꼰대 선배 ‘뚝딱이’에게 “제가 알아서 할테니 잔소리하지 말아 주세요”라는 돌직구 발언을 내뱉어 큰 웃음을 줬다.

복지부와 외교부는 몸값이 치솟은 펭수를 어떻게 섭외했을까. 복지부는 자이언트 펭TV 구독자가 10만명도 채 되지 않던 초기부터 구애를 했다. 복지부의 비하인드 영상에도 등장하는 조승아 디지털소통팀장은 펭수가 지난 9월 ‘이육대(EBS 아이돌 육상대회)’에 등장하자 관심을 갖고 곧바로 섭외에 나섰다. EBS 캐릭터지만 20~30대 성인 팬이 많다는 점에 주목한 조 팀장의 예감은 적중했다. 복지부 공식 유튜브에는 ‘저희는 이제 되었습니다 #성덕이닷!!! 끝없는 구애 끝에 펭수와 함께했뜨아’라는 문구가 나온다. 성덕은 ‘성공한 덕후’를 줄여 이르는 말로 자신이 좋아하고 몰두해 있는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을 뜻한다. ‘덕후’는 일본어 오타쿠를 한국식으로 발음한 ‘오덕후’의 줄임말이다.



외교부도 정책홍보담당관실과 디지털소통팀 직원들이 두 달 전부터 끊임없이 구애해왔다. 여러 가지 경로로 EBS의 펭수 담당자를 수소문하고 영상의 취지를 설명한 끝에 펭수와 협업할 수 있었다. 장준성 외교부 정책홍보담당관은 “정상급들이 만나 대화하는 식의 외교 말고도 캐릭터를 통한 공공외교가 있다”며 “펭수가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외국 사람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쉽게 통할 것 같아 추진했다”고 말했다.

당초 초등학생을 겨냥해 기획된 캐릭터인 펭수는 20~30대 직장인뿐 아니라 40대 팬도 많다. ‘올해의 인물(동물)’로도 선정됐다. 기업과 정부 부처는 물론 다른 방송사에서도 섭외를 요청할 정도다.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 구독자는 140만명에 육박한다. 아직 출시되기 전인 에세이 다이어리 ‘오늘도 펭수, 내일도 펭수’는 교보문고·YES24·알라딘·인터파크도서 등에서 예약 판매 1위에 올랐다. KGC인삼공사의 정관장 광고에도 나올 예정이다.

펭수의 인기에 힘입어 짝퉁도 등장했다. 인사혁신처는 펭수 섭외가 어렵자 짝퉁인 ‘펑수’를 제작했으나 지식재산권법에 어긋난다며 누리꾼들의 구설수에 올랐다. 지재권의 중요성을 알려야 하는 정부 부처가 저작권 보호 인식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EBS와 직접적인 사전협의는 없었지만 EBS의 별다른 반응은 없다”며 “영상을 보면 시작부터 펭수를 보고 싶다고 언급하면서 원래 캐릭터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펭수를 모방한 게 아니라 홍보를 위해 이용했다는 것이다. 짝퉁 펭귄 펑수가 등장한 후 인사혁신처의 영상 조회 수가 4만회를 기록하고 구독자는 500명이 늘어나는 등 홍보 측면에서는 확실한 효과가 나타났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