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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히기 → 끓이기'...中라면 문화까지 바꾼 K라면

한국식 매운맛 새 카테고리 만들어

농심, 현지화 아닌 한국식으로 승부

신라면 다음 타자는 삼양 불닭볶음면

광군절때 하루 44억어치 팔리기도

중국의 한 마트에서 농심 신라면이 진열돼 있다./사진제공=농심




중국 마트에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이 진열돼 있다./사진제공=삼양식품


#“라면은 끓여 먹어야 맛있다.” 당연한 상식이지만 1996년 농심이 중국에 처음 진출할 당시만 해도 중국에선 ‘끓여 먹는’ 라면은 낯선 풍경이었다. 중국은 그릇에 끓는 물을 부어 익혀 먹는 포면(包面) 위주였다면, 한국식 라면이 진출하면서 끓여 먹는 ‘쭈면(煮面)’이었던 것이다. 농심은 중국 시장에 상륙해, 마트를 중심으로 시식행사를 벌이는 등 ‘끓여 먹는’ 라면을 홍보하며 중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중국의 내수 시장에 힘입어 세계 1위이자 중국 1위인 중국 현지 라면업체인 ‘캉스푸’ 등 중국 주요 제조사들도 쭈면 방식으로 생산한다.

2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라면 소비의 약 40%를 차지하는 중국의 라면 수입국 1위는 대만을 제치고 한국이 차지했다. 중국의 라면 수입액은 지난해 2억4만달러(2,836억원)중 중국이 한국에서 수입한 라면이 1억달러(1,181억원)어치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한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안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라면은 중국에서 코리아 프리미엄을 등에 엎고 ‘K푸드’ 대표로 우뚝 섰다. 전통의 신라면은 중국에 진출해 ‘식품한류’의 맏형 노릇을,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을 내세워 광군제 1등까지 기록하며 한국 라면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한국 라면은 중국 시장에서 ‘한국식 매운 맛’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한국식 매운맛을 중국에 대중화 시킨 것은 신라면이다. 중국 현지에선 소위 말하는 ‘사천식 매운맛’에 익숙했으나 중국식과는 다른 깊은 매운 맛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현지화에 맞춘 로컬라이제이션이 아니라 한국식 매운맛을 고수해 성공한 또 다른 방식의 글로벌 K푸드 성공 공식을 쓴 것이다.

현지화가 아닌 차별화 전략은 농심의 ‘역발상’에서 비롯됐다. 대부분 한국 기업들이 중국시장에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구사하는 것과 달리, 한국의 매운맛과 농심의 브랜드를 그대로 중국에 수출한다는 것이다. 농심이 1996년 상하이 공장을 설립하며 중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 이래 2016년 2억5,200만 달러를 기록한 중국 매출은 2017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여파로 2억2,700만 달러로 처음 역성장한 것을 제외하면 계속 우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목표는 3억2,000만 달러로 중국 매출로는 첫 3억 달러 돌파가 확실시 된다.

전통강자 신라면에 이어 중국 시장에서 또 다른 성공 신화를 쓰고 있는 것은 불닭볶음면이다. 한국 라면은 중국 시장에서 매년 기록을 쓰고 있다. ‘불닭볶음면’이 11월 11일 중국 광군절 하루 장사에서 44억원치를 판매하며 중국 현지 기업도 놀랄 기록을 썼다. 불닭볶음면이 중국에서 성공한 요인으로는 볶음면이 없는 중국 현지 시장을 공략한 전략이 통했기 때문이다. 중국 상위 5개 라면 제조판매 기업 중 볶음이나 비빔면 제품을 주로 하는 기업이 없다는 점을 삼양식품이 파고들었다. 삼양식품은 지난 10월 중국 유베이와 총판 계약을 연장하고 판매지역을 전국 대도시부터 3·4선 소도시 등으로 확장했다.

삼양식품은 중국 시장 수출 호조에 해외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경남 밀양에 새 공장 건립을 발표했을 정도다. 삼양식품이 새 공장을 짓는 것은 지난 1989년 원주 공장 이후 30년 만에 처음이다. 삼양식품 수출액은 3년 만에 두 배 이상 성장하며 수출 호조를 누리고 있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에는 올해 10~11월 두 달 간 컨테이너 800대(라면 약 6,400만개)를 수출하는 등 매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수출 효자 상품인 불닭볶음면은 2015년 300억에 불과했던 해외 매출이 2016년 930억, 2017년 2,050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2,7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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