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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테크자이언트가 혁신 주도..글로벌 핀테크 톱10 석권

[리빌딩파이낸스2020]

<3>금융불모지서 핀테크 파라다이스로 거듭난 中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한 패스트푸드점 키오스크 주문대의 결제화면에서 고객이 알리페이·위챗페이 등 결제 서비스를 선택해 결제를 진행하고 있다. /블룸버그




중국 베이징의 한 슈퍼마켓. 손님은 카운터 직원이 묻지도 않았는데 스마트폰을 꺼내 위챗페이 인식기에 갖다 댔고 잠깐 사이에 결제가 끝났다. 한참을 지켜보니 계산할 때 현금을 이용하는 손님은 열 명 중 한두 명뿐이다. 중국은 현금보다 모바일결제를 훨씬 더 많이 한다. 택시요금에서 전기료 등 공과금 지급까지 스마트폰 모바일결제 영역이 끝없이 뻗어 가고 있다.

실제 중국인 90% 이상이 모바일결제 수단으로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를 사용한다.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모바일결제 규모는 277조4,000억위안(약 4경6,037조원)으로 전년 대비 36.7% 증가했다. 전체 지불방식에서 모바일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71%에 달한다. 중국 신용카드 시장이 미약한 점도 중국 모바일결제 플랫폼의 성공 요인이다. 일종의 ‘외상’인 신용카드 결제를 위해서는 광범위한 신용조사가 필수인데 대부분의 중국인과는 무관한 일이다. 위조지폐가 많아 현금 사용이 불편한 것도 중간단계로 정보기술(IT)을 이용한 직접지불인 모바일결제 시스템을 발달시켰다.

알리바바·징둥·바이두 등 모기업

방대한 데이터·기술로 성장 견인

정부·지자체 정책 뒷받침도 한몫

5년만에 세계적 핀테크 기업 일궈

모바일결제 비중 71%로 승승장구



중국 모바일결제 시장의 확대로 중국 핀테크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이들 업체는 주특기인 결제 플랫폼에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결합한 새로운 금융상품을 선보이면서 보수적인 전통 은행을 위협하는 존재로 급부상했다. 중국 핀테크는 ‘핀테크 성지’인 유럽과 미국을 누르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미국 업체들이 장악했던 글로벌 핀테크 순위는 최근 몇 년 새 중국 업체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사인 KPMG인터내셔널이 발간한 ‘글로벌 핀테크100’ 보고서에 따르면 올 3·4분기 글로벌 핀테크 10위에 선정된 중국 핀테크는 앤트파이낸셜·징둥디지털과학기술·두샤오만파이낸셜 등 3곳이다. 2014년 상위 10위에 진입한 중국 업체가 단 한 곳도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성적표다.

이처럼 중국 핀테크가 중국 금융시장을 빠르게 장악할 수 있었던 데는 이들 모기업인 테크자이언트의 역할이 컸다. 중국 대표 IT기업인 알리바바(앤트파이낸셜)와 징둥그룹(징둥디지털과학기술)·바이두(두샤오만파이낸셜)의 방대한 데이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금융혁신을 주도한 것이다. 앤트파이낸셜은 알리바바의 빅데이터 기술 노하우를 전수해 모바일결제 플랫폼인 알리페이와 온라인대출 서비스인 마이크로론 등을 잇따라 내놓으며 금융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최근 출범한 앤트파이낸셜의 핀테크 계열사인 ‘즈마신용’도 알리바바의 데이터 기술력이 강점이다. 앤트파이낸셜 관계자는 “즈마신용의 경우 알리바바의 e커머스 거래정보에 협력 공공기관으로부터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출신청자의 신용도를 평가한다”며 “전통적인 신용점수 데이터와 달리 신용카드와 온라인쇼핑 결제뿐 아니라 자금이체, 자산관리, 공공요금 결제, 주택임대 정보, 이사 기록, 사회적 관계 등 익명의 기록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의 ‘규제 프리’ 기조도 중국 핀테크의 성장을 견인했다. 기존 은행이 독점하던 금융시장에 빅테크가 진입하는 것을 허용해 금융혁신을 촉진한 것이다. 신기술이 나왔을 때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은 처음에는 놓아뒀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사후 규제를 하는 데 가깝다. 경제규모가 거대하고 제도가 많아 일일이 단속하기도 어려운데다 중국 공산당 일당체제를 흔드는 시도가 아니라면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핀테크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중국은 자치시 차원에서도 핀테크 지원에 시동을 걸었다. 중국 내 대표 핀테크 특화도시인 베이징시는 지난해 ‘베이징 핀테크 촉진계획 2018-2022’를 발표하고 핀테크 육성방안을 내놓았다. 글로벌 핀테크 혁신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톈진시·허베이시와 함께 수도권 4대 핀테크센터를 구축해 오는 2022년까지 현재 3곳인 글로벌 핀테크를 최대 10곳까지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혁신금융 지원으로 중국 금융시장뿐 아니라 전 업계에서도 생존과 혁신을 위해서는 ‘BATJ(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징둥그룹)’와 이들 핀테크 계열사와의 협업이 필수적이라는 분위기다. 이미 중국 유니콘 중 50% 이상은 BATJ와 협업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선젠광 징둥디지털과학기술 부의장은 “미국에서도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 등이 혁신을 주도하고 있지만 금융을 비롯한 다른 업계에 영향에 미치지는 못한다”며 “하지만 중국 BATJ의 혁신 속도는 미국에 비해 훨씬 빨라 수년 후에는 BATJ가 금융권을 넘어 전 산업권을 연결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윤기자 베이징=최수문특파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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