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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빅데이터 기술 경쟁 펼치는데…정부 조직은 '중구난방'

[창간60주년 기획 -대한민국 경제 돌파구 초격차]

<4·끝>초격차의 성공방정식 -정부 컨트롤타워 역할 정립

미래 산업정책 '큰그림' 그리고

규제개혁 등 제도적 기반 마련

흐름 주도하되 과도한 개입은 금물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술발전 흐름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신산업을 육성하려는 정부의 정책적 역할이 현 거버넌스 체계에서는 한계에 봉착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직적이고 수평적인 정부 거버넌스 체계가 빛의 속도로 변화하는 기술 트렌드를 쫓아가지 못하는 것이다. 과거 산업화 시대에 경제기획원(EPB)이 사실상 경제·산업 정책의 전권을 움켜쥐고 강력한 개발 정책을 추진한 결과 지금의 초격차를 이뤄내는 성과를 거뒀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정통 제조업이었기에 가능했다.

◇초격차 대응하도록 정부 조직도 개편 필요=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소프트웨어 기술 역량이 주요 산업의 핵심 기반인 시대가 펼쳐지면서 이에 걸맞은 정부의 역할 정립과 함께 거버넌스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정부가 규제 혁파를 통해 관련 시장 확대의 물꼬를 터주고 이를 통해 기술 개발이 속도를 내 신산업 영역에서 초격차를 이뤄낼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제언했다.

5일 이재호 한국행정연구원 정부혁신연구실 선임 연구위원은 “각국이 치열한 신기술 경쟁을 벌이는 현 상황에서 이를 뒷받침할 우리 정부 조직 체계는 지나치게 흩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혁신성장 관련 정부 조직은 이렇다 할 컨트롤타워 없이 부처마다 흩어져 있다. 대통령 직속으로 연구개발(R&D) 등 4차 산업혁명 시대 국가 전략 밑그림을 그리는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있지만 정책 당국에 대한 조언자 역할에 그칠 뿐 실질적인 권한은 없다. 오히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내 과학기술혁신본부, 기획재정부 내 혁신성장추진단, 중소기업벤처부 등과 업무 영역이 상당 부분 중복되면서 혼란을 키우고 있다.



신산업 분야에서 초격차 전략을 위해 정부가 어디까지 개입해 흐름을 주도할지도 고민이 필요한 지점이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기술 진보와 이에 따른 산업 성숙을 시장 자율에 맡겨왔다. 법상 금지된 행위가 아니면 일단 허용해주는 네거티브 규제 방식으로 민간의 자율성을 보장해주는 식이다. 민간의 효율성을 신뢰하며 정부는 제도적 기반만 마련해주는 역할에 충실하다. 중국은 미국과 정반대다. 중국은 ‘중국제조 2025’에서 대변되듯 강력한 정부 주도 미래 산업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중국의 인공지능(AI) 분야 경쟁력이 이미 미국을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의 과도한 시장개입은 금물=그렇다면 우리 정부는 어떤 전략적 스탠스를 취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민간과 정부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되, 상호 시너지가 발생하는 쪽으로 협업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분야 전문가인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미국도 중국도 아닌 한국의 경제산업 구조에 맞는 정부 역할이 필요하다”면서 “미국식과 중국식 모델 사이에서 우리 정부가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가 과도하게 시장에 개입하기보다 당장 돈 안 되는 기초과학 R&D 지원과 규제 개혁을 통한 산업 기반을 제도적으로 마련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장윤종 포스코경영연구원 원장은 “기술 개발은 민간이 하고 정부는 국가 전략 과제를 선정해 이를 지원하는 형태로 공동 노력하되, 주도권은 관(官)이 아닌 민(民)이 가져가야 시너지 나는 협업 체계가 마련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신종계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일률적으로 정부의 역할을 규정짓기보다 기술의 경쟁력 수준에 따라 산업별로 정책적 개입 수준을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의 근본적인 역할은 규제 개혁이라는 지적도 있다. 서중해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정부가 해야 할 가장 큰 역할은 바로 규제 혁파”라면서 “경쟁력 있는 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시장이 형성돼야 하는데, 타다 사례에서 보듯 규제 탓에 시장이 형성되지 못하고 이는 기술 진보를 저해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전했다./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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