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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경제학회] "유럽 '일본화 위험' 상존…장기불황 대처 서둘러야"

■전미경제학회 폐막

드라기 전 ECB 총재 "시간 많지 않아"

옐런 전 연준 의장은 저금리에 우려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럽이 일본식 장기불황으로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직 피할 기회가 있지만 이대로라면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드라기 전 총재는 전미경제학회(AEA) 연례총회 마지막 날인 5일(현지시간) 미 샌디에이고 메리어트마키스 호텔에서 열린 ‘일본식 장기불황, 구조적 침체, 재정·통화정책의 도전’ 세션에 영상 메시지를 보내 “(유로존이) 디플레이션을 피하기 위해 행동한다면 다르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유로 지역에 일본화의 위험이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여유가 있지만 시간이 무한하지는 않다”며 “저금리 속에서 강력한 재정정책을 계속 요구해온 이유”라고 강조했다.

현재 유럽의 경제대국 독일은 자동차산업이 흔들리면서 지난해 2·4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한 뒤 3·4분기에 플러스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경기침체의 그림자가 짙다. 유로존의 경우 대서양 무역전쟁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tit)에 따른 불확실성도 작지 않다.

해당 세션에 토론자로 나온 전직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인 재닛 옐런 전미경제학회 회장은 지속적인 저금리 상황을 우려하면서 중앙은행이 쓸 수 있는 정책도구가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구조적 장기침체라는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의 말에 동의한다”며 “고령화와 낮은 생산성 같은 구조적 요인에 투자보다 저축하려는 수요가 많은 결과가 저금리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까지 중앙은행이 잘해왔지만 더 이상 혼자는 안 된다”며 “통화정책을 경기침체에 맞서는 유일한 수단으로 쓰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AEA에 참석한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은 저금리 상황에서 중앙은행의 정책수단으로 양적완화(QE)와 함께 포워드가이던스(통화정책에 대한 선제적 방향제시)로 사실상 3%포인트의 정책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제시해 큰 관심을 받았다. 연 1.50~1.75%로 경기둔화 시 추가로 금리를 내릴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이에 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저금리로 금리 인하 여력이 없는 각국 중앙은행으로서는 관심을 가질 만한 부분이다.



재정정책을 중시하는 서머스 교수는 불신을 드러냈다. 이날 세션 토론에 나선 서머스 교수는 “나는 통화정책에 회의적”이라며 “QE가 효과적이라는 생각에 덜 낙관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미 10년 만기 재무부 채권의 금리가 연 1%에 가까운데, 이를 0.5%포인트 또는 0.2%포인트 낮추는 게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사실상 버냉키 전 의장을 공격했다.

두 사람은 지난 2015년에도 블로그 설전을 벌인 바 있다. 당시 버냉키 의장은 서머스 교수의 구조적 장기침체 이론이 틀렸다면서, 설령 맞다고 해도 재정지출 확대는 잘못된 해결책이라고 지적했다. 서머스 교수는 3일 밸러리 래미 UC샌디에이고 교수와 열띤 토론을 벌인 데 이어 이날 다시 한 번 정부지출 확대가 중요하다면서 버냉키 의장과 각을 세웠다.

이와 별도로 이날 열린 ‘무역전쟁과 위협의 최근 결과’ 세션에서는 무역전쟁에 따른 미국 측 손실이 국내총생산(GDP)의 -0.04%로 미미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앞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을 전방위로 확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서울경제와 만난 국제무역 전문가인 스티븐 레딩 프린스턴대 교수는 중국이 2단계 무역협상에서 기업보조금 문제를 양보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미국이 중국에 자국 내 규제를 바꾸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중국이 (보조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상황에서) 국가 단위로 이를 협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샌디에이고=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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