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와 이란이 이란 테헤란에서 발생한 우크라이나 항공사 소속 여객기 추락 사고의 원인 규명에 긴밀히 공조하기로 했다.
8일(현지시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바딤 프리스타이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와 이란이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양국 조사팀의 활동을 긴밀히 조율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자국 전문가들이 이란 조사팀의 사고 조사에 참여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란 당국은 사고 현장에서 사고 여객기의 블랙박스 2개를 모두 회수해 분석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측은 미국에는 블랙박스를 넘기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란 민간항공기구 대표 알리 아베드자데흐는 “우리는 블랙박스들을 제작사(보잉사)나 미국인들에게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팀의 조사 결과 드러나겠지만 현재로선 항공기 기체 고장이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란 도로교통부 대변인은 “이맘호메이니 공항 이륙 직후 사고 여객기의 엔진 1개에 불이 났으며 이후 기장이 기체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해 여객기가 지상으로 추락했다”고 전했다. 이란 파르스 통신도 사고가 기술적 결함으로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사고기가 소속된 우크라이나 항공사 ‘우크라이나국제항공’ 측은 기체 결함이나 조종사 실수 가능성을 부인했다. 항공사 부사장 이고리 소스놉스키는 이날 브리핑에서 “항공기가 고도 2,400m까지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경험이 많은) 조종사들의 실수 가능성도 최소”라고 주장했다.
당초 기술적 고장 가능성을 제기했던 이란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 측도 보도문 내용을 수정해 조사 결과만을 신뢰할 것을 주문했다. 대사관은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수정 보도문을 통해 “사고 원인과 관련한 정보는 위원회가 확인하고 있다. 위원회의 결론이 나기 전까지 나오는 사고 원인에 대한 어떤 발표도 비공식적인 것이다”고 강조했다. 대사관 측은 첫 보도문에선 “잠정 정보에 따르면 비행기는 기술적 이유에 따른 엔진 고장으로 추락했다. 현재로선 테러 가능성은 배제됐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이날 오전 우크라이나 키예프로 가기 위해 이란 수도 테헤란을 출발했던 우크라이나 국제항공 소속의 보잉 737-800 여객기가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국제공항을 이륙한 직후 추락했다. 여객기에 탑승했던 167명의 승객과 9명의 승무원 등 176명 전원은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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