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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서 손쉽게 얻는 줄기세포로 심근경색 등 치료 '성큼'

서울대병원 김효수·양한모 교수팀

심장내막 유래 줄기세포 CiMS 발견

배양해 심근경색 생쥐에 주사했더니

심근·혈관세포로 분화 심장 기능개선

혈류 막힌 쥐 다리 괴사·절단도 막아

서울대병원 김효수·양한모 교수팀이 골수·제대혈(탯줄혈액)·성체 줄기세포보다 활용도가 뛰어난 줄기세포를 소량의 혈액에서 손쉽게 분리·배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줄기세포가 심장내막에서 떨어져 나왔음도 밝혀냈다.

또 혈관을 따라 온몸을 돌다 심장근육·다리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좁아져 심근경색·뒷다리 허혈(혈액 공급부족)이 발생한 생쥐에 이 줄기세포를 주사했더니 줄기세포가 심장근육·혈관세포 등으로 분화해 재생을 돕는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 줄기세포에 ‘순환 다분화능 줄기세포(Circulating Multipotent Stemcells·CiMS)’라는 이름을 붙였다. CiMS(심스)는 골수·제대혈·성체줄기세포보다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배아줄기세포나 유도만능줄기세포(Induced Pluripotent Stemcell·IPS) 단계에 좀 더 가까웠다.

/그림=서울대병원 제공




◇골수·제대혈 줄기세포보다 윗 단계…1~2주면 만능줄기세포로 역분화

양 교수는 13일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성체줄기세포를 유도만능줄기세포로 역분화시키려면 3~4주, 길게는 4~8주 정도 걸리지만 CiMS는 1~2주면 된다”며 “또 10㏄의 혈액에서 CiMS를 분리·배양하는 성공률도 97%로 일반 줄기세포의 9배를 웃돈다”고 했다.

그동안 줄기세포를 얻으려면 피부조직을 뜯거나, 지방흡입을 하거나, 골수에 바늘을 찔러 줄기세포를 흡입하는 방법 등을 썼다. 또 제대혈의 경우 출생 시 탯줄을 자르는 과정에서 한 번만 얻을 수 있지만 CiMS는 언제든 혈액에서 분리·배양하거나 만능줄기세포로 역분화시켜 치료 등에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혈액내 줄기세포가 모두 골수에서 유래한다는 잘못된 상식도 깼다. 골수·간·신장이식을 받은 환자의 CiMS 유전자형은 이식을 받기 전 본인의 것과 같았지만, 심장이식을 받은 환자의 CiMS 유전자형은 심장 공여자(뇌사자)의 것과 같았다. 심장이식으로 제거된 환자의 심장조직을 배양검사했더니 CiMS는 심장내막에서만 나타났다.

CiMS가 심장내막에서 지속적으로 떨어져 나와 혈액을 타고 온몸을 돌아다니다 손상부위 재생에 필요한 세포로 분화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CiMS를 주사한 심근경색 유도 생쥐는 손상된 심장근육·혈관세포로 분화돼 그러지 않은 생쥐군에 비해 심장의 수축기 기능이 1.6배 우수했다. CiMS를 주사하지 않은 뒷다리 허혈 유도 생쥐는 다리가 괴사해 스스로 잘려나갔지만 CiMS 주사군은 혈류가 개선돼 이를 피할 수 있었다.





◇역분화 만능줄기세포로 신약 인체독성시험 대체 가능할듯

연구팀은 CiMS가 뇌경색이나 간·망막질환자 등의 손상된 신경·혈관과 간·망막 재생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교수는 “CiMS를 역분화시킨 만능줄기세포를 (제대혈처럼 질소 탱크에) 동결보관하면 미래에 심근경색·뇌경색 등으로 심장근육·뇌조직 등이 손상됐을 때 녹여서 세포치료제로 쓸 수 있다”며 “근육·신경·간·혈관·관절·뼈 등 다양한 세포로 분화시킬 수 있어 치료 대상 질환도 다양하다”고 했다.

동양인·백인·흑인 등 인종별·나이·성·질환별로 CiMS를 역분화시킨 만능줄기세포 라이브러리를 만들어 놓으면 효율적인 신약 독성 스크리닝 시스템으로 활용할 수 있다. 김 교수는 “효과 좋은 장운동개선제로 잘 팔리던 시사프라이드 성분의 약들이 부정맥을 유발하는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판매금지됐는데 CiMS를 만능줄기세포로 역분화시킨 뒤 심장근육 세포로 분화시켜 약물을 스크리닝하면 임상시험을 하지 않고도 심장독성이 있는지, 어떤 그룹에 심장독성을 유발하는지 등을 알 수 있다. 향후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약물의 안전성을 확인하는 1상 임상시험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CiMS는 배양 50주 후에도 증식 활성 및 안정적 표현형을 유지했다. 또 15회 이상의 계대배양 후에도 줄기세포 유전자가 발현됐다.

이번 연구는 서울대병원 ‘바이오치료 유닛’이 보건복지부의 지원(연구중심병원 프로젝트)을 받아 수행했다. 연구결과는 생명공학 분야의 국제학술지 ‘바이오 소재’(Biomaterials, 인용지수 10.4)에 발표됐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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