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사령탑인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보잉 ‘737맥스’ 생산중단의 여파로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0.5%포인트 감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므누신 장관은 12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5∼3.0%로 예상했지만 보잉 때문에 2.5%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보잉 상황이 성장률을 낮출 것이라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면서 “보잉은 최대 수출기업 중 하나이고 737맥스 문제가 올해 GDP에 0.5%포인트 정도의 충격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737맥스는 지난 2017년 5월 민간항공사에 처음 인도된 뒤 저가항공사(LCC)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와 에티오피아항공의 737맥스 여객기 추락사고로 346명이 사망한 뒤 큰 영향을 받고 있다. 40여개국에서 737맥스 운항을 중단시킨 데 이어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이 기종의 연내 운항재개를 가로막으면서 지난해 12월 보잉은 올해부터 737맥스 생산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제조산업에서의 보잉의 위상과 737맥스의 부품 납품사가 600곳을 넘는 상황을 고려할 때 공급망 붕괴에 따른 성장률 후퇴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앞서 영국 분석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와 미국 시장조사 업체 RMS는 737맥스 생산이 중단될 경우 연율 환산 올 1·4분기 성장률이 0.5%포인트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JP모건은 하락폭을 0.6%포인트로 예상했다.
므누신 장관은 다만 미·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이나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 효과를 언급하면서 미국 경제가 올해도 건강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올해 2% 성장도 힘들다는 비관론이 나온다. 세계은행(WB)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관세 부담과 불확실성으로 미 성장률이 전년의 2.3%에서 올해 1.8%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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