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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정책
'조건부 승인' 딱지에 신사업 접을판..."행정절차 규제도 풀어야"

[규제 샌드박스 발전안 이달 발표]

공유숙박·택시 동승 중개 등

신사업 '샌드박스' 통과해도

까다로운 제약에 기업들 불만

부처 보고 절차 간소화도 필요

노형욱(오른쪽) 국무조정실장이 지난해 7월16일 정부세종청사 국무조정실에서 규제 샌드박스 시행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실증특례 승인을 받은 기업의 사업 지속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규제 샌드박스 참여기업에 대한 사후지원 강화 차원으로 풀이된다. 정부 심사를 통과하더라도 관련 규제가 사라지지 않는 한 시범사업에 그치고 심사 과정에서 덕지덕지 조건이 붙는 ‘조건부 승인’이 이뤄지는 경우도 많아 기껏 어렵게 따낸 사업의 영역마저 축소되는 사례가 이어져 기업들의 불만이 높기 때문이다. 이달 중 국무조정실 등 부처 합동으로 발표될 예정인 규제 샌드박스 발전 종합방안에도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해 사후지원 강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정책에도 기업들은 체감도 낮아



실제 정부의 규제 샌드박스 정책은 양적인 측면에서는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둔 측면이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의 임시허가·실증특례 승인 건수는 195개다. 이는 지난 2016년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도입해 연 40건꼴로 승인을 해주고 있는 영국, 2018년 규제 샌드박스 시행 이후 지난해 10월까지 13건을 승인한 일본과 비교해 높은 수치다. 정부는 또 지난해 부처가 스스로 규제 존재의 의미를 설명하는 규제입증책임제를 도입하는 등 순차적으로 보완책을 발표해왔다.

국무조정실은 지난해 7월 규제 샌드박스가 실제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특허심사기간 단축(13개월→2개월), 자금·판로 개척 지원, 공공조달 자격 허용 등 사후조치 강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기업당 1억2,000만원씩 총 64억원이 지원되는 사업화 자금을 포함해 해외진출을 위한 멘토링 실시, 규제 샌드박스 융합 신제품 인증기술 개발사업 등이 담겼다. 그러나 기업의 불만은 여전하다. 특히 사후지원에 대한 갈증이 크다. 한국행정연구원이 지난 1년 동안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가운데 102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승인기간 종료 후 사업 지속에 대한 불안감이 불만족스러운가’라는 질문에 53.9%가 ‘그렇다’고 답했다. 심사 과정에서 부처가 제시하는 조건에 따라 향후 사업 방향이 좌우될까 우려스럽다고 답한 기업도 절반이 넘는 56.9%나 됐다.





정부 심사 지연에 사업지속 불안감도



이민호 행정연구원 규제연구센터 소장은 “특히 중소기업들 사이에서 승인 종료 후 사업 지속에 대한 불안감, 정부의 심사 지연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며 “또 승인 이후 사업범위가 조정되고 부처에 보고 의무가 생기는 등 행정 절차가 늘어나는 것이 불만이라는 의견도 다수”라고 설명했다.

실제 승인을 받더라도 까다로운 제약조건이 붙는 ‘조건부 승인’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기업들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다 결국 자금이 바닥나 사업을 접게 된다. 기업들은 국회 법률이 통과되지 않거나 정부 시행령이 늦어질 경우 애써 만든 신기술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전개해보지도 못하고 포기해야 한다.

지난해 11월 샌드박스를 통과한 내국인 공유숙박은 집주인이 실거주해야 하며 서울지하철 1∼9호선 역 반경 1㎞ 이내에 집이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고 주택 형태(단독·다가구·아파트)까지 정부가 정했다. 지난해 7월 역시 샌드박스를 통과한 택시 동승 중개 플랫폼 반반택시의 경우 ‘서울 6개 권역 내에서 오후10시부터 오전4시까지로 한정해’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실증특례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와 업무협약을 맺을 것을 승인요건으로 삼는 경우가 있는데 심사도 통과하지 못한 기업이 지자체와 협력을 논의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세종=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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