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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다음 타깃은 유럽…무역전쟁 이어진다

■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이후는

美, 유럽산 車에 25% 관세 위협

中과 2단계 협상도 곧바로 돌입

보조금·지재권 등 불씨는 여전

美다우 사상 첫 2만9,000선 돌파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서 트레이더와 스페셜리스트들이 ‘다우 29,000’라고 적힌 모자를 쓰고 일하고 있다. 이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에 힘입어 종가 기준으로 사상 처음 29,000선을 돌파했다./뉴욕=AP연합뉴스




미국이 중국과 1단계 무역합의를 이끌어 내면서 다음 번 관세전쟁의 타깃으로 유럽을 정조준하고 있다.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15일(현지시간) 중국으로부터 농산물을 포함한 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 수입 약속을 얻어낸 만큼 유럽에서 추가적인 성과를 거두겠다는 뜻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중국 측 무역협상 대표인 류허 부총리와 지식재산권과 기술이전, 농산물, 외환 등 8개 챕터로 구성된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했다. 96쪽 분량의 합의안을 보면 중국은 향후 2년 간 2,000억달러(약 231조7,000억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을 추가로 구매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농산물 320억달러 △서비스 379억달러 △에너지 524억달러 △공산품 777억달러 등이다. 중국은 또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의도적인 기업기술 절취범을 형사처벌하기로 했다. 경쟁적인 위안화 평가절하 금지와 함께 미국 금융사들의 중국 진출 확대 방안도 담겼다. 중국은 합의 발효 이후 30일 내에 이를 이행하기 위한 ‘액션플랜’을 내야 한다.



반면 미국은 지난해 12월 부과 예정이었던 중국산 제품 1,600억달러어치에 대한 관세를 매기지 않고 1,2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적용해온 15%의 관세를 7.5%로 낮춘다. 총 3,6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관세는 유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단계 협상이 이뤄질 때까지 관세는 유지된다”며 “2단계 협상은 바로 시작된다”고 못 박았다.

이날 서명식은 트럼프 대통령의 ‘원맨쇼’였다. 약 50분간 이뤄진 모두 발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행사에 초대한 80명의 기업가와 관계자를 호명하면서 자신이 “획기적인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자랑했다. 미 하원의 탄핵안 상원 이관 투표와 시간이 맞물리면서 국민들의 관심을 분산시키고 경제성과를 알리는데 주력했다. 정치적 서명식이었던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선 무역합의 브리핑에 이날 미국 증시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사상 처음 2만9,0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합의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한계가 적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류 부총리가 대독한 성명에서 “더 큰 진전을 위해 무역합의를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고 했지만 의구심이 여전하다. 물론 중국이 합의를 위반하면 미국은 총 90일간 실무급·고위급 협의를 진행한 뒤 다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이 경우 중국은 보복하지 않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관세로 보복하기보다 아예 거래(합의)를 깰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사기로 한 각 분야의 구체적인 품목별 수입량도 없다.

또 다른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인 국영기업에 대한 보조금 문제는 빠졌다. 기술이전 강요와 지적재산권 보호도 선언적 수준에 그쳤다. WSJ는 “중국의 약속이행을 강제하도록 관련 법률이나 규정을 개정하는 내용이 합의문에 담기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거꾸로 관세전쟁은 유럽으로 확대할 조짐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독일과 프랑스, 영국이 지난 14일 이란이 2015년의 핵합의를 위반했다며 분쟁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밝히기 일주일 전, 트럼프 정부가 이들 국가에 관련 절차를 개시하지 않으면 유럽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지금까지 3개국은 2018년 5월 미국의 이란 핵합의 탈퇴 이후에도 여전히 합의가 유효하다는 입장을 보여오다 최근 바꿨다. 에어버스와 보잉사의 보조금과 프랑스의 디지털세를 둘러싼 대서양 갈등도 불안 요인이다. 미 경제방송 CNBC는 “전문가들은 이제 무역분쟁이 다른 곳에서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유럽이 다음 번 관세 목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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