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011200)이 세계 3대 해운동맹(얼라이언스) 가운데 하나인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 정회원으로 가입을 승인받았다. 현대상선은 디얼라이언스 활동과 2만3,000TEU급 초대형선 투입을 본격화하면서 올해 재기의 기회를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6일 미국 연방해사위원회(Federal Maritime Commission·FMC)는 최근 현대상선의 ‘디 얼라이언스’ 가입을 승인했다. 동맹기간은 2030년 4월까지 10년간이다. 디얼라이언스는 하팍로이드(독일), ONE(일본), 양밍(대만) 등의 회원사로 이뤄진 해운동맹이다. 해운동맹은 글로벌 해운사들이 맺는 공동 운항 서비스 협정 및 선사들의 집합체이다. 해운사들은 해운 동맹을 통해 보유한 선박과 노선을 공유, 한 회사처럼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운 동맹에 속하지 못한 해운사는 경쟁력을 잃는다.
디 얼라이언스는 올해 아시아를 비롯해 유럽, 지중해, 북아메리카, 중앙아메리카, 중동, 홍해, 인도 등 전 세계 78개 항만에 기항하며 총 33개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전체 노선 중 현대상선은 약 27개 노선에서 서비스 할 예정이다. 미주 항로는 기존 11개 노선에서 16개 노선으로 협력이 대폭 확대되며, 유럽 항로는 기존과 동일한 수준인 8개 노선으로 협력 노선 수를 유지한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협력 노선 확대로 차별화 된 서비스 네트워크 제공이 가능해질 것”이라면서 “중동 등 협력 관계를 확대해 ‘디 얼라이언스’ 차원의 경쟁력을 지속해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디얼라이언스는 그간 전략적 제휴에 그쳤던 ‘2M’(머스크·MSC)의 한계를 메울 수 있는 해운동맹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상선은 선복(화물적재 공간)을 공유하는 2M 정식 회원이 되지는 못하고, 필요할 때 선복을 매입하거나 교환할 수 있는 ‘불완전’ 회원이었다. 반면 디얼라이언스는 양측의 약점을 보완해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상선은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4월부터 순차적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북유럽 5개 노선 중 현대상선 단독으로 한 개의 노선에 12척을 모두 투입할 예정이다. 초대형 컨테이너선들은 한국, 중국, 싱가포르, 독일, 네덜란드 등을 기항하는데 4개 선사가 공동으로 선복(물건을 싣는 배의 공간)을 사용한다. 대신 현대상선은 나머지 선사들이 운영하는 4개 항로에서 선복을 이용한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유럽 노선이 약한 디얼라이언스 입장에서는 현대상선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활용해 유럽 노선 경쟁력을 강화하고, 현대상선은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동희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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