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간 21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9.02포인트(0.17%) 내린 2만9,299.08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역시 전장보다 11.14포인트(0.33%) 하락한 3,318.4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8.58포인트(0.30%) 떨어진 9,360.37에 장을 마쳤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3대 지수의 상승 흐름이 하락세로 반전한 배경으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관계 우려 및 우한 폐렴 공포 등으로 인해 생긴 위험회피 심리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뉴욕증시는 중국에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인 우한 폐렴 환자가 미국에서도 발생했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위축돼 하락 마감했다”며 “다가오는 중국 춘절을 계기로 우한 폐렴의 확산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IMF가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3.3%로 지난 10월 전망치보다 0.1% 하향 조정한 점과 미중 2단계 무역협상을 앞두고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기존 관세를 모두 없애는 빅뱅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점도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우한 폐렴은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중 관계가 개선되는 분위기 속에 맞이한 중국 춘절에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우한 폐렴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 유입에 제약이 생길 경우, 중국인 관광객 특수가 기대되던 면세점이나 화장품 및 의류 업종 등의 투자심리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우호적인 가운데 최근 증시는 가파르게 상승했다”며 “단기 상승에 따른 가격부담이 있는 시점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암초를 만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상승은 호재보다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차익실현의 빌미를 주는 만큼,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 여부는 주가의 방향을 결정할 요소”라며 “추가 확산이 차단되면 증시는 상승을 재개하겠지만, 반대의 상황이 발생하면 추가 조정 가능성도 염두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국내 증시에 있어서 우한 폐렴 이슈보다는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21일 한국 증시는 우한 폐렴 확산으로 인해 중국 내수 부진 우려가 높아지면서 1% 넘게 하락했다”면서도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지난 2003년 ‘사스’와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주가 흐름인데, 해당 이슈가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긴 했지만 당시 한국 신용카드 대란과 이라크 전쟁(2003년), 그리스 이슈 및 중국의 급격한 위안화 절하(2015년)이라는 악재성 재료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3년과 2015년 당시처럼 리스크 요인이 한꺼번에 유입되지만 않는다면, 지수 변동성이 확대될 개연성은 높지 않다”며 “미국 대선 및 미중 2차 무역협상 불확실성 등 변동성을 야기할 재료가 있지만, 대부분 최근 완화되는 경향을 보이거나 시간을 길게 소요하는 이슈들이라 단기적으로 영향을 줄 가능성은 높지 않기 때문에 우한 폐렴 이슈보다는 당장 눈앞에 다가온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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