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 보건당국은 서둘러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 다만 백신 상용화까지는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데다 바이러스의 특성상 변이가 잦아 항원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이번 사태를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백신 개발을 기다리기보다는 ‘인터페론’을 비롯한 항바이러스제 등이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가장 먼저 대응에 나선 것은 미국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앤서니 포시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은 지난 21일(현지시간) CNN 방송을 통해 “백신 개발의 초기 단계에 들어갔다”며 “초기 임상단계까지 진행하는 데 몇 개월이 걸리고 실제 사용까지는 1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보건감독당국 또한 최근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지를 묻는 현지 언론사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별다른 백신 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질병관리본부가 코로나바이러스 첫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인 환자 A씨의 검체를 확보했지만 1명분의 적은 양인 만큼 치료제 개발에 쓰기에는 어렵다는 평가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빠르게 증식하고 잦은 변이를 한다는 점도 백신 개발을 어렵게 한다. 백신 상용화 시 거둬들일 수 있는 경제적 이득도 적어 개발하려는 업체가 없는 것도 문제다.
전문가들은 백신 개발을 단기간에 실현하기는 쉽지 않아 길게는 10년 이상 걸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1979년 아프리카에서 처음 발견된 에볼라바이러스도 지난해 11월이 돼서야 세계보건기구(WHO) 인증을 받은 첫 백신이 탄생했다. 2012년 처음 발생해 35%의 치사율을 보였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도 아직 백신이 없고 국내 업체인 진원생명과학이 백신 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다.
백신이 없는 만큼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당장은 환자 상태에 따라 항바이러스제, 2차 감염 예방을 위한 항생제 투여 등의 치료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메르스 치료에도 바이러스 증식을 막는 인터페론이나 C형 간염 및 에이즈 치료제 등이 활용됐다”고 설명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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